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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은 설 명절의 꽃? 여전히 ‘동상이몽’인 적정 세뱃돈

기사입력 2019.01.28 16:56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은 아이들이 일 년 중 가장 손꼽는 날 중 하나다. 세배 후 으레 받을 것 기대하는 ‘세뱃돈’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과 달리 걱정이 늘어난다. 가뜩이나 지출이 많은 명절이기에, 세뱃돈이 부담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그래서인가 설 명절이 되면 ‘적정 세뱃돈은 얼마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진다. 일 년에 한 번뿐인 날이니 부담이 되더라도 넉넉하게 세뱃돈을 준비한다는 이도 있지만, 조카가 많거나, 사회 초년생인 어른들은 세뱃돈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고 토로한다. 특히, 액수가 적으면 세뱃돈을 주고도 눈치를 보게 된다는 경우도 많아 세뱃돈 액수는 경조사 축의금 액수 못지않은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네이버 스쿨잼판에서 초등학생 1241명과 성인 22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뱃돈에 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어른들은 초등학생에게 주는 세뱃돈으로 ‘1만 원’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다. 반면, 초등학생들은 ‘5만 원’이라는 응답이 21.4%로 가장 많았다. 세뱃돈의 평균 적정금액도 어른은 2만 원, 초등학생은 3만6천 원으로 어른과 초등학생 사이에 평균 1만6천 원의 차이가 있었다.

    세뱃돈을 주는 어른과 받는 아이들 사이의 기대치가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부담을 느낀다면, 세뱃돈 문화도 이제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세뱃돈이 부담되어 세배받기는 물론 설 명절까지 피하는 어른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세뱃돈 문화는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조선 시대의 기록에도 세배 후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 등 명절 음식은 나누었다는 내용은 있지만, 세뱃돈을 줬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세뱃돈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지만, 민속학자들은 세뱃돈 문화가 일제강점기에 들어와 근대화와 함께 지폐의 사용이 보편화한 1960년대에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세뱃돈은 ‘복돈’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많은 돈을 주지 않았으며, 받는 사람도 액수에 상관없이 세뱃돈을 복주머니에 넣어 소중히 생각했다. 지금과 같은 세뱃돈 문화가 대중적인 설 풍습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80년대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래에 상관없이 세배와 세뱃돈의 본래 의미를 생각한다면, 세뱃돈은 금액보다 그 속에 담긴 마음을 소중히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세뱃돈 대신 진심을 담은 덕담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세뱃돈에 대한 부담을 덜면, 한 해의 시작을 축하하는 설 명절의 본래 의미도 더욱더 깊어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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