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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울고 갈 만큼 아름다운 ‘기생꽃’,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 우려 높아

기사입력 2018.10.15 14:01
  • 기생꽃 /사진=환경부
    ▲ 기생꽃 /사진=환경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기생꽃’의 멸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앵초과에 속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 ‘기생꽃’은 북반부 한대지방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지표 식물로, 우리나라에는 지리산에서부터 설악산까지 비교적 높은 지대에 분포하고 있다. ‘기생꽃’이라는 이름은 황진이가 울고 갈 만큼 꽃이 아름다워서 또는 꽃 모양이 기생의 머리 위에 얹는 화관과 비슷해서 붙었다는 설이 있으며, 크기가 작고 꽃이 예쁜 것으로 유명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원효식 대구대 교수팀과 함께 ‘기생꽃’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수행한 결과, ‘기생꽃‘의 유전적 다양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과 대암산 개체군을 제외한 나머지 개체군은 집단 내 유전적 다양성이 없는 복제 개체군에 가까웠는데, 멸종위기종과 같이 희귀생물종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낮으면 환경 변화나 교란에 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제 개체군이란 무성생식을 통해 번식해 모체와 유전적으로 같은 개체를 생성하는 것으로, 겉보기에는 서로 다른 개체로 보이나 유전적으로는 모두 같은 개체로 이루어진 개체군을 뜻한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자생 기생꽃이 빙하기 때 남하했던 집단이 빙하기가 끝난 후, 비교적 온도가 낮은 일부 고산 지역에만 고립되어 남은 개체군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따른 개체군 축소와 고립으로 인해 우리나라 기생꽃 집단의 유전자 다양성이 낮은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했다.

    연구진은 최근 기후변화로 기생꽃 분포지의 기온이 계속 오를 경우 현존하는 집단의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002년 발표된 국제생태학회지의 논문에 따르면, 기생꽃은 여름철 최고기온이 15.6℃ 이하일 경우에만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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