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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건 꼭 사야해!" 키덜트를 위한 '취향저격' 심쿵 아이템

기사입력 2017.09.27 09:37
  • 최근 무한도전 '바보 전쟁' 특집에 출연한 배우 심형탁은 자신이 '도라에몽(일본 만화 캐릭터)' 마니아임을 밝혀 화제가 됐다. 십수 년 전이라면 "애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웬 도라에몽?"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 '키덜트'라 불리는 어른들의 장난감 가지고 놀기는 성인들의 흔한 취미 중 하나가 되었다.

    '키덜트'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외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다. 혹자는 '어른 아이'라고 할 수 있는 '키덜트'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키덜트' 문화는 이미 어른들의 대중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키덜트'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을 '키덜트족'이라고 한다.

  • 심형탁이 수집한 다양한 도라에몽 피규어. 사진: 심형탁 인스타그램
    ▲ 심형탁이 수집한 다양한 도라에몽 피규어. 사진: 심형탁 인스타그램
    ◇ "장난감이라니요?" 키덜트족의 심쿵 아이템들

    키덜트 문화를 대표하는 상품들은 기본적으로는 장난감이라고 할 수 있지만, 키덜트족들은 이것을 장난감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아이템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처럼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프라모델이나 피규어 등 아이템을 조립하고 수집하여 그것을 소장하는 것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키덜트들의 '취향저격'하는 심쿵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1) 레고(LEGO)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레고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완구 아이템이다. 레고는 1930년대 첫 탄생 이후, 1940년대 플라스틱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크게 성장했고 지금은 조립식 블록 완구로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레고는 처음에는 단순한 조립식 장난감이었지만, 점점 더 디테일한 디자인으로 발전했고 영화, 게임, 올림픽, 세기의 사건 등 장르 불문하고 레고로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 레고 시리즈 캐슬. 사진: 레고코리아
    ▲ 레고 시리즈 캐슬. 사진: 레고코리아
    (2) 프라모델(Pla model)

    키덜트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프라모델'이다. '프라모델'은 '플라스틱 모델'의 일본식 줄임말로 플라스틱으로 된 조립식 모형 장난감을 말한다. 그중 '건담 프라모델'을 의미하는 '건프라'는 일본의 인기 로봇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의 캐릭터인 '건담'을 모델로 한 제품으로 그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애니메이션 속의 '건담'의 디테일을 완벽하게 묘사하였고 로봇의 움직임마저 실제와 다르지 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건프라 하나에 보통 10만원대를 호가하고 특별 제작된 것은 100만원을 넘는 등,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마니아들은 건프라의 수집에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 건담 프라모델. 사진: 위키피디아
    ▲ 건담 프라모델. 사진: 위키피디아
    (3) 피규어(figure)

    '피규어'는 영화나 게임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축소한 인형으로, 영화 캐릭터는 리얼(real) 피규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애니메틱(animatics) 피규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리얼 피규어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국의 마블 캐릭터 즉, 배트맨, 어벤져스 등이 인기가 많고, 애니메틱 피규어는 일본 애니메이션 피규어들이 인기가 많다. 이들 피규어 역시 굉장히 섬세하게 캐릭터들을 표현하고 있으며, 움직임이 자유로워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서 키덜트족이 즐겨 수집하는 아이템 중에 하나다.

  • 베트맨 피규어. 사진: 레프리카 제공
    ▲ 베트맨 피규어. 사진: 레프리카 제공
    (4) RC(무선 조종)- 드론

    ​'무선 조종'을 의미하는 RC(Radio Control)는 주로 자동차, 비행기, 보트 등의 3가지 제품군이 인기다. 사실 RC는 북미나 유럽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RC를 조종할 수 있는 장소가 그동안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공원 등이 잘 조성되어 RC를 가지고 나온 키덜트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또, 드론의 인기가 날로 더해지고 있다. 사생활 침해, 테러 등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어서 여전히 많은 제약이 있지만 서서히 그 시장은 커지고 있다.

  • RC 트럭. 사진: 레프리카 제공
    ▲ RC 트럭. 사진: 레프리카 제공
    (5) 기타 토이(Toys)

    이 외에도 '플레이모빌', '토미카', '아트토이', '틴토이', '모모트' 등 다양한 토이들이 있다. 섬세함이나 세련됨에 있어서는 좀 부족할지라도 앙증맞은 귀여움 등을 내세워 이들 토이들도 키덜트들의 수집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토이 역시 영화나 애니메이션 또는 다양한 유명인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상품화하고 있다.


  • 스파이더맨 모모트. 사진: 모모트 제공
    ▲ 스파이더맨 모모트. 사진: 모모트 제공
    ◇ '남자는 영원한 소년이다'

    최근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는 '남자는 영원한 소년이다'란 문구를 내세운 키덜트를 위한 특별 매장을 열었다. 어른이 되어 각박한 사회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어릴 적 순수함을 담은 캐릭터 아이템들이 왜 필요한지를 적절히 표현한 인상 깊은 문구다. 어쩌면 여성들보다 더 강한 구매력을 가진 남성들의 지갑을 열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아이템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유통업계는 전문관을 만들며 관련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고, 키덜트 제품 전문 온라인 사이트도 생겼다.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키덜트' 문화는 우리 시대 남성들의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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