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의료진은 여전히 AI보다 동료의 판단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AI 기업 루닛은 자사 유방암 검진용 AI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MMG’를 활용한 연구 결과가 북미영상의학회(RSNA)가 발행하는 영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Radiology(IF 12.1)에 게재됐다고 9일 밝혔다.
-
이번 연구는 스웨덴 카피오 세인트괴란 병원(Capio S:t Göran Hospital)의 카린 뎀브로워 박사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루닛 AI를 포함한 AI-의료진 협업 구조에 대한 임상적 성과를 분석했다. 연구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유방암 검진을 받은 여성 약 5만5000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AI 단독 ▲전문의 1인 ▲전문의 2인 ▲AI+전문의 등 다양한 조합별 암 판독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AI 단독 판독의 양성예측도(PPV)는 22.0%로, 전문의 단독 판독(3.4%)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전문의가 AI보다 동료의 판단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고, 이는 리콜률과 최종 진단에 영향을 미쳤다.
AI와 전문의 1인의 조합은 리콜률 38.6%, PPV 25.0%였고, 전문의 2인의 조합은 리콜률 57.2%, PPV 2.5%로 나타났다. 또한, AI와 전문의 2인이 모두 암을 의심한 경우, 리콜률 82.6%, PPV 34.2%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AI가 실제 임상 의사결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신뢰’라는 요소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린 뎀브로워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AI가 제공하는 높은 정확도를 임상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통합할 때 불필요한 리콜을 줄이고, 유방암 조기 발견율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전문의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검진 과정의 효율성과 환자 예후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닛 서범석 대표는 “의료진과 AI의 협력이 유방암 검진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며, “AI가 의료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 잡도록 실질적인 임상 증거를 계속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