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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관석 프레도 대표 “교육의 ‘디지털화’ 누구도 막을 수 없지만, 획일화 주의해야”

기사입력 2024.06.12 06:06
  • “인공지능(AI) 시대가 왔다. 전 세계 교육 시장은 변하고 있으며, 세상이 원하는 인재상도 바뀌고 있다. 즉, 아이들의 교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 김관석 프레도 대표 / 사진=송정현 기자
    ▲ 김관석 프레도 대표 / 사진=송정현 기자

    에듀테크 스타트업 ‘프레도’ 김관석 대표는 지난 달 진행한 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10년 전부터 창의 인재 육성을 위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에 주력해 온 프레도가 주력 상품인 ‘플레도 AI’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21년이었다. 플레도 AI는 태블릿에 호환되는 ‘AI 본체’와 ‘12개의 블럭 컴퓨터’로 구성된 학습교구다.

    김 대표는 당시 자사의 플랫폼 경쟁력은 독보적이지만 미래인재·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지난 2년간 아이들의 자신감, 자부심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프레도는 한글, 영어, 수학, 과학, 코딩 등 일반 학습부터 음악, 미술, 직업체험, 요리 등 감성놀이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특성에 맞춘 스토리 기반의 학습 과정을 개발했다.

    ‘플레도 AI’는 블럭을 손으로 ‘붙였다 떼었다’ 조립하면 AI가 상황에 따라 블록 화면을 한글, 영어, 숫자, 기호, 이미지 등으로 변환해 다양한 창의 학습을 놀이를 할 수 있다. 블록을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배우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교육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다.

    프레도는 해당 교구를 통해 사업을 활발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베트남에 ‘플레도 AI’를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이달 6월에는 플레도 AI 영어 버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사교육 시장에 비용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교육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다음은 김관석 프레도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에듀테크 기업 ‘프레도’와 주력 상품인 ‘플레도 AI’에 대한 탄생 배경에 대해 소개해 달라.

    ‘플레이(Play)’, ‘런(Learn)’, ‘두(Do)’, 즉 ‘놀이 속에서 배우고, (스스로)하자’는 의미를 지닌 에듀테크 스타트업 ‘프레도’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아날로그 교구와 디지털 플랫폼을 연결해 창의융합 교구를 만들며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다. 

    프레도의 주력 상품인 플레도 AI는 3~13세 유아 및 초등생 디지털 학습 교구다. 두뇌 발달에 필수적인 손으로 만지는 학습 방식과 디지털 플랫폼을 융합한 제품이면서, 1만개 이상의 학습 콘텐츠가 탑재됐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 교구는 아들에게 직접 한글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탄생하게 됐다. 당시 시중에 판매되던 한글학습 교구(한글 낱말카드)를 사서 한글을 가르쳐 봤는데, 이들은 보통 외우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아이가 금방 흥미를 잃고 학습하려고 하지 않았고, 결국 한글 가르치는 걸 잠시 포기하게 됐다. 

  • 사진 제공=프레도
    ▲ 사진 제공=프레도

    어떻게 하면 아들이 한글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지 고민하다, 집에 있는 블록에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쓴 종이를 붙인 후 블록을 떼었다 붙였다 하며 한글의 소리가 만들어지는 원리로 글자를 가르쳐 봤다. 그랬더니 아이가 이걸 손으로 만지면서 놀이처럼 학습을 하고, 흥미와 몰입감을 가지고 2주만에 한글을 읽게 됐다. 이때 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던 방식을 특허로 출원하게 됐고, 이 교구의 탄생은 곧 사업의 계기가 됐다. 

    아이들에게 디지털 교구를 일찍 사용하게 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도의 교구가 아이 학습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무엇이며, 디지털 교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블록의 연결과 배열’이라는 아주 쉽고 직관적인 학습 방법이 아들의 한글 학습에 큰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한 이후, 레고 등 블록이 가지는 효과에 대해서 여러 자료들을 읽어봤다. 블록이 아이들의 뇌 발달 특히, 우뇌 발달에 효과가 많다는 것이 입증돼 있었다. 우리 뇌는 7세까지 약 80~90%가 발달한다고 하며, 손에 있는 소근육이 뇌 신경과 연결되어 있어서 만지는 놀이, 만지는 학습이 아이의 뇌 발달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뇌 발달은 손으로 만지는 아날로그 교구를 통해서 어느 정도 발달이 될 수 있지만 좌뇌 발달은 표현 능력, 계산능력, 언어능력, 소리 인지력, 기억력 등이 같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기존 아날로그 교구로는 좌뇌 발달에 실질적으로 한계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블록을 가지고 표현력, 계산능력, 언어능력 등을 길러줄 수 있도록 아날로그 블록에 IT기술을 융합해, 아날로그+디지털의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는 플레도 AI블록을 만들게 됐다. 플레도 AI는 손으로 만지면서 자기주도로 학습하는 디지털 기기이기 때문에 양육(교육)자의 지도하에 학습을 진행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디지털 교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전이다. 플레도 AI 블록은 배터리 없이 동작되게 만들었다. 또 모든 제품은 한국 생산으로, 인체유해물질 불검출 승인과 언어학습 알고리즘 인식률 100% 인증, 미국 FDA 등록 등을 마쳤다.

    Q.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게 된 배경은.

    이전부터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 시장을 염두에 두고 특허를 준비해 왔다. 베트남은 교육열이 높고 디지털에 대한 적응력이 빠르며, 어린이 인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 내 3세-13세의 어린이가 약 500만 명 규모라고 한다면, 베트남은 약 2100만 명 규모로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평균 연령이 젊고 학구열이 높다는 점에서, 이전부터 해외 진출 1순위로 염두에 뒀다. 

    더불어 베트남 에듀테크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투자회사 넥스트랜스 보고서에 인용된 켄리서치(Ken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에듀테크 시장은 2021년 약 20억8000만 달러, 2022년 약 25억 달러, 2023년 약 3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20.2% 성장했다.

    높은 스마트 기기 보급률도 베트남 에듀테크의 성장을 돕는 원동력이다. 베트남 16세~65세 인구 기준 스마트폰 보급률은 97.6%, 인터넷 보급률은 73.2%에 달한다. IT 인프라로 인해 저비용 고효율을 누릴 수 있는 에듀테크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느는 등 에듀테크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베트남 정부의 디지털 전환 우선 사업으로 교육 분야가 선정되면서 정부와 민간 분야 모두 에듀테크 사업이 중점적으로 육성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프레도는 향후 5년간 플레도 AI를 베트남 유아 교육기관·초등학교·가정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도서 인쇄물이 아닌 유초등 디지털 학습 교구를 수출하는 것은 프레도가 처음인데, 앞으로 베트남 현지 파트너사와 교사와 유아 및 초등생 대상으로 플레도 AI 활용 교육 및 디지털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6월 말이면 영어 버전도 출시 예정인데,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언어는 영어와 한국어다. 플레도 AI를 통해 베트남어, 영어, 한국어 세 가지 언어를 공부할 수 있어 현지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에듀테크 교육 적용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교육의 디지털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아날로그에 비해 경제성이라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고, 콘텐츠의 확장성도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연령대, 학습 숙련도에 따라서 제공되어야 할 디지털 콘텐츠가 명확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도 어른은 한 알, 아이에게는 반 알만을 처방하듯 디지털 교육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더라도 맞지 않는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과하게 제공하면 좋지 않다. 학습자의 학습 준비 정도, 지식 수준 등에 따라 각각 다른 디지털 교구가 매칭되어야 하는 것이다. 손으로 만지며 학습하는 프레도의 블록 AI 교구는 어린 아이들이나 어르신에게 유익하지만, 고등학생 아이들이 학습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즉, 획일화를 주의해야 한다.

    Q. 프레도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프레도는 글로벌 어린이 교육시장의 리더가 되고자 한다. 

    전 세계에 학습하는 아이들은 연간 9억명, 어린이 교육시장은 전 세계 1000조원 이상으로 반도체 시장보다 약 3배 큰 메가시장이다. 프레도는 보유한 기술력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UI·UX, 콘텐츠를 통해서 어린이 교육의 넘버원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어린이 교육시장을 이끌어 가고자 한다.

    단기적으로는 일반 학생뿐만 아니라 느린 학습자를 위한 교육을 지향하며 모두를 위한 ‘에듀케어’ 플랫폼을 지향한다. 내년을 목표로 시니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플레도 홈 로봇’과 연계해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플레도 AI는 기본적으로 한글이 탑재됐고, 이를 통해 ‘한글의 세계화’를 이루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한글의 세계화를 통해 ‘K-에듀’의 위상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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