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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몰라도 AI 만든 비결, ‘플랫폼’에 있다”

기사입력 2022.11.01 17:15
AI 진입장벽 낮추는 ‘개발 플랫폼’ 활용 증가
딥노이드·위세아이텍, 플랫폼 교육 사업으로 ‘AI 생태계’ 조성 시동
  • 딥노이드가 개발한 AI 개발 플랫폼 ‘딥파이’를 사용자들이 체험해보고 있다. /김동원 기자
    ▲ 딥노이드가 개발한 AI 개발 플랫폼 ‘딥파이’를 사용자들이 체험해보고 있다. /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 개발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코딩을 비롯한 전문 교육을 배우지 않은 비개발자도 AI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다.

    AI 개발 플랫폼은 전문 개발 인력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AI 기술을 직접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는 도구다. AI 모델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로 원하는 모델을 직접 만들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플랫폼은 ‘블록코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블록코딩은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어들을 블록 형태로 구성해 이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직관적인 시각 요소를 사용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고 편리하다. AI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새로운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플랫폼은 개발자와 비개발자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AI 모델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개발사에 의뢰해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여기서 결과물 등을 논의하며 AI 모델을 만들었다. 시간이 오래 소요됐고 원하는 모델을 만든다고 해도 업무 환경에 따라 결괏값이 다르게 나타나 지속된 수정 작업으로 비용이 많이 청구됐다.

    이 문제는 플랫폼으로 극복할 수 있다. AI 모델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토대로 직접 모델을 개발하기 때문에 데이터 공유, 소통 등에 걸리는 작업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어서다. 고객 데이터를 개발사에 넘기지 않아도 돼 보안 문제에서 자유롭고 수정 작업도 쉽다.

    AI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개발자는 보다 편리하게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소스코드 작성 등 기본 업무는 플랫폼 기능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의료AI 기업 ‘딥노이드’의 최우식 대표는 자체 개발한 플랫폼 ‘딥파이’로 AI 개발자들의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개발에 능숙한 사람이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일주일 걸리던 작업을 1시간 안에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딥노이드 관계자는 “현재 딥노이드는 경쟁사인 뷰노, 루닛과 비교해 직원 수는 적지만 새로 출시하는 모델이 많은 편”이라며 “그 이유는 딥파이 플랫폼을 이용해 모델을 개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I 플랫폼 시장, 시장 수요 커졌다

    AI 기업에 따르면 AI 플랫폼 시장은 올해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AI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코딩을 모르더라도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시장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AI 개발 플랫폼 ‘와이즈프로핏’을 공급해온 ‘위세아이텍’은 시장 초기에는 과제성 프로젝트에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부터 기업들이 실제 비즈니스에 플랫폼을 활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지수 위세아이텍 팀장은 “시장 초기에는 연구 목적으로 플랫폼이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비즈니스 적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철도공사는 선로예측 기술을, 국방부는 항공기와 탱크에 탑재되는 부품·센서 수요 예측 기술을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딥파이를 정식 출시한 딥노이드는 상반기에만 전국 4770건의 AI 프로젝트가 해당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 자동차, 디스플레이, 스마트팩토리, 산업단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440건의 이미지 프로세싱 모듈이 개발됐고 540건의 신경망 모듈과 790건의 데이터셋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최우식 대표는 “산업 현장에 빠르게 AI를 적용하기 위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딥파이를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딥파이를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딥파이를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사용자 친화 플랫폼, 사용자 기반 AI 생태계 조성할 수 있어

    AI 개발 플랫폼은 많은 사용자가 사용할 경우 하나의 생태계를 구현할 수 있다. 문서 작업을 ‘워드프로세서’, 발표 자료 작업을 ‘파워포인트’, 이미지 작업을 ‘포토샵’으로 하는 것처럼 AI 작업은 해당 플랫폼으로 하는 하나의 고정관념이 만들어질 수 있어서다. 사용자는 친숙하고 사용하기 쉬운 플랫폼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 번 플랫폼에 익숙해지면 사용자 기반의 AI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딥노이드는 AI 생태계 구상을 목표로 올해 1월부터 교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AI 개발에 관심이 있는 직장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딥파이로 AI를 개발하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자 경험(UX)’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부산대 의대를 포함해 다양한 학생들에게 딥파이 교육을 진행했다”며 “부산대 의대에 교육을 한 결과 재밌고 실용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국내 빅5 병원 중 한 곳과 교육 사업을 함께 하기로 얘기가 됐고 고신대 의대 등 더 많은 대학교의 학생들에게도 AI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세아이텍도 대학교를 대상으로 와이즈프로핏을 공급하며 UX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국대, 성신여대, 가천대, 숭실대, 한국항공대, 강원대 등에 와이즈프로핏을 무상으로 공급했고 AI 입문 교재 발간, 도입사례 공유를 위한 무료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위세아이텍 관계자는 “100만 명 디지털 인재 육성 등 정부의 IT 인재 육성에 동참하기 위해 대학에 플랫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많은 학생이 와이즈프로핏으로 AI를 쉽게 개발하고 추후 이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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