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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후 황새 부부, 47년 만의 재회…‘황새, 다시 둥지로’ 특별전

기사입력 2018.05.24 10:54
  • (좌) 1994년 노화로 사망한 암컷황새, (우) 1971년 밀렵으로 사망한 수컷황새 /사진=국립생물자원관
    ▲ (좌) 1994년 노화로 사망한 암컷황새, (우) 1971년 밀렵으로 사망한 수컷황새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표본이 된 우리나라 마지막 번식 황새 부부가 ‘황새, 다시 둥지로’ 특별전을 통해 47년 만에 최초로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생물자원관과 경희대 자연사박물관이 공동 주관하는 ‘황새, 다시 둥지로’ 특별전에는 47년 전 충북 음성군에 둥지를 짓고 번식하다 밀렵으로 희생되어 많은 이를 안타깝게 한 ‘우리나라 최후의 번식 황새’ 한 쌍의 표본이 공개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황새는 원래 우리나라에서 사계절을 보내는 텃새였다 하지만 1971년 이후 국내에서는 자연상태에서 번식하는 황새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야생 황새는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10여 마리가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을 뿐이다.

  • (좌) 생전의 암컷황새(원병오, 1982), (우) 생전의 수컷황새(박용운, 1971) /사진=국립생물자원관
    ▲ (좌) 생전의 암컷황새(원병오, 1982), (우) 생전의 수컷황새(박용운, 1971)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이번 특별전에 공개되는 황새 부부는 47년 전 희생된 바로 그 마지막 황새다. 1971년 4월, 신문 머리기사로 충북 음성 생극리에서 황새가 번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불과 3일 만에 수컷 황새가 밀렵꾼이 쏜 총에 맞아 죽고 알을 도둑맞아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홀로 남겨진 암컷 황새는 한동안 무정란만 낳다가 농약 중독으로 1983년 창경궁 동물원에 옮겨졌고, 이후 다른 수컷과의 번식에 실패한 채 1994년에 죽었다. 먼저 죽은 수컷은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 암컷은 서울대공원을 거쳐 국립생물자원관에 표본으로 각각 보관되어 오다가 양 기관의 협력으로 이 두 마리의 표본을 이번에 같이 공개하게 됐다.

    이번 전시는 황새의 생태, 문화적 의미부터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인 ‘황새 야생복귀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설화 속의 황새, 현실 속의 황새’는 옛 그림이나 문헌 속에 길조(吉鳥)로 자주 등장했으나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황새를 소개한다. ‘마지막 황새 부부’에서는 최후의 번식 황새 표본을 실물로 공개하고, 이들 황새를 23년간 취재한 기사를 함께 전시한다. ‘황새, 다시 둥지로 오기까지’는 1996년부터 시작된 ‘한반도 황새 야생복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예산황새공원 등지에서 번식 중인 황새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한다.

    마지막 번식 황새 이야기를 통해 사라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멸종위기종의 심각성을 알려줄 이번 전시는 9월 30일까지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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