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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돼지고기를 고르는 새로운 기준으로 ‘품종’이 떠오르고 있다. 돼지 품종에 따라 고기의 맛과 풍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베리코, 듀록 등 외국 품종의 돼지고기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은 맛과 생산성을 갖춘 우리 고유의 돼지 품종도 다양하다.
황금돼지해를 맞아 주목할만한 우리 돼지 품종은 어떤 것이 있을까? 농촌진흥원이 복원, 개발해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도 등록된 우리 돼지 품종을 소개한다.
한국 토종돼지를 복원한 ‘축진참돈’ -
‘축진참돈’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우리 재래돼지를 지키기 위해 1988년부터 20년에 걸친 복원사업을 통해 탄생한 품종이다. 재래돼지 복원은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유전자원 확보라는 데 의미가 있으며, 현재 4개 기관에 600여 마리를 보존 중이다.
‘축진참돈’은 ‘축산업을 진흥하는 진정한 돼지’라는 뜻으로, ‘털은 검고, 머리는 길고 뾰족하며, 이마에는 산모양의 주름이 있고, 코가 길고 곧으며, 귀는 앞쪽을 향한’ 문헌 속 재래돼지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다.
온몸이 황금색인 한국형 씨돼지 ‘축진듀록’ -
‘축진듀록’은 1998년 미국과 캐나다의 씨돼지를 들여와 10년에 걸쳐 우리나라 환경에 맞춰 개량한 품종이다. ‘축산업을 진흥하는 듀록’ 품종이라는 뜻을 담은 ‘축진듀록’은 성장이 뛰어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비 씨돼지의 국산화를 이끌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전국 우수돼지인공수정센터와 경기도축산진흥센터, 충남축산기술연구소 등에 해마다 100마리가량 보급하고 있다.
‘축진듀록’은 돼지우수인공수정센터기준의 규격 돼지 합격률이 70% 이상으로 뛰어나며, ‘축진듀록’을 활용한 돼지가 1+ 등급의 육질을 생산하는 비율은 38%에 이른다.
육질 뛰어난 흑돼지 ‘우리흑돈’ -
‘우리흑돈’은 고기 맛이 좋은 ‘축진참돈’과 성장이 뛰어난 ‘축진듀록’을 교배한 품종이다. 재래돼지보다 잘 자라며, 고기 색이 붉고 육즙이 풍부한 장점이 있다.
‘우리흑돈’은 해마다 양돈 농가에 기술 이전으로 100여 마리를 보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전국 단위 고기 유통망과 씨돼지 농장을 갖춘 생산자 단체와 업체에도 보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로 개발한 ‘난축맛돈’ -
2005년부터 8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난축맛돈’은 제주흑돼지와 개량종인 랜드레이스를 교배해 맛과 성장 등 경제 형질을 높인 품종이다.
‘난축맛돈’은 최신 유전체 기법을 이용해 제주흑돼지의 맛 관련 형질과 털의 색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를 고정했다. 맛에 영향을 주는 근내지방도는 일반 돼지보다 3배 이상 높고, 소비자의 맛 평가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
2014년 특허등록과 상표등록을 마친 ‘난축맛돈’은 지금까지 생산자 단체와 농가 등에 씨돼지 285마리를 보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