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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제조·판매업체의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16년 2월 15일부터 2019년 10월 1일까지의 기간 동안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 및 아이스크림 소매점 거래처 분할 등을 담합한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식품 등 5개 빙과류 제조·판매 사업자와 삼정물류, 태정유통, 한미유통 등 3개 유통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350억4500만원을 부과했다. 이 중 빙그레와 롯데푸드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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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이스크림 상품 시장의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1조 4천 250억원 수준이고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식품의 시장점유율은 84.7%에 달한다. 공정위는 먹거리·생필품 분야에서 물가상승 및 국민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제재해 나갈 계획이다.
2016년 당시 아이스크림 시장상황을 보면, 주요 소비층인 저연령 인구감소, 동네슈퍼 등 소매점 감소 추세 등에 따라 매출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납품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제조사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이에 2016년 2월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식품 등 4개 제조사들은 영업 전반에 대해 담합에 합의했다. 경쟁사 소매점 침탈 금지 합의를 시작으로 소매점·대리점 대상 지원율 상한 제한 합의, 편의점·수퍼마켓(SSM)·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대상 납품가격·판매가격 인상 합의 등 영업 전반으로 담합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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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쟁사가 거래중인 소매점에 낮은 납품가격을 제시하여 자신의 거래처로 전환시키면 그 사업자는 자신의 기존 소매점을 경쟁사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4개 제조사들이 경쟁사의 소매점 거래처를 침탈한 개수는 2016년 719개, 2017년 87개, 2018년 47개, 2019년 29개로 급감했다.
2017년 초 4개 제조사들은 아이스크림 납품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소매점에 대해서는 76%, 대리점에 대해서는 80%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편의점의 마진율을 45% 이하로 낮추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납품가격을 인상하기로 하고, 할인·덤증정(2+1) 등 판촉행사 대상 아이스크림 품목 수를 3~5개로 축소하기도 했다.
아이스크림 제품유형별 판매가격을 담합하기도 했다. 시판채널의 경우 2017년 4월 롯데푸드와 해태제과식품이 거북알, 빠삐코(롯데푸드), 폴라포․탱크보이(해태제과식품) 등 튜브류 제품의 판매가격을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했고, 2018년에는 티코(롯데제과), 구구크러스터(롯데푸드), 투게더(빙그레), 호두마루홈(해태제과식품) 등 홈류 제품의 판매가격을 할인 없이 4500원으로 고정했다.
유통채널의 경우 4개 제조사들은 대형마트 및 SSM을 대상으로 콘류·샌드류 판매가격은 700원, 바류 판매가격은 400원, 튜브류 판매가격은 600원, 홈류 판매가격은 3500원으로 인상했고, 2019년 8월 모든 유형의 아이스크림 제품의 판매가격을 최대 20% 일괄 인상했다.
편의점에 대해서는 2019년 1월 월드콘(롯데제과), 구구콘(롯데푸드), 부라보콘(해태제과식품) 등 콘류 제품과 붕어싸만코(빙그레) 등 샌드류 제품의 판매가격을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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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제조사들은 현대자동차가 2017년부터 2020년에 걸쳐 실시한 4차례 아이스크림 구매입찰에서 서로 낙찰순번을 합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17년~2019년 3차례 입찰에서 매 입찰마다 3개 제조사가 낙찰 받아 총 14억 원 어치 상당의 아이스크림을 납품했다.
공정위는 이들 4개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제1항제1호(가격담합), 제4호(거래상대방 제한) 및 제8호(입찰담합) 등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시정명령 중 ‘향후 행위금지 명령’의 경우 5개 아이스크림 제조․판매사업자 및 부산 소재 3개 유통사업자 모두에 대해 부과했다. 또한, ‘재발방지 교육 명령’의 경우 현재 아이스크림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롯데지주 및 해태제과식품을 제외한 3개 아이스크림 제조․판매사업자 및 부산 소재 3개 유통사업자에 대해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과징금 납부명령’의 경우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소극적으로 담합에 가담한 부산 소재 3개 유통사업자를 제외한 빙그레(388억3800만원), 해태제과식품(244억8800만원), 롯제제과(244억6500만원), 롯데푸드(237억4400만원), 롯데지주(235억1000만원) 등 5개 아이스크림 제조․판매 사업자에 대해 총 1350억 45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검찰 고발 조치’의 경우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였는지 여부, 법위반 점수 및 법위반 전력 등을 고려하여 빙그레 및 롯데푸드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식품 등 먹거리 분야와 생필품 등 국민생활 밀접분야에서 물가상승 또는 국민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위반 적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