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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 재직자 4명 중 1명은 한국에서 코로나19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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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한국 제약업계 재직자 8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3%는 ‘한국서 코로나19 신약 개발 가능’하다고 답했고, ‘아니다’는 60.3%, ‘잘 모르겠다’는 14.4%를 차지했다.
설문에 참여한 제약업계 재직자 중 R&D(연구·개발) 직군 재직자들의 응답만을 추려보았더니, ‘한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혹은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응답은 36.7%로, 제약업계 전체 평균 25.3%보다 10% 이상 높았다.
셀트리온 재직자 74.3% ‘한국서 신약 개발’ ... 제약업계 1위
재직 중인 회사에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혹은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응답한 직장인 가운데 ‘한국에서 코로나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던 회사는 다름 아닌 셀트리온(74.3%)으로, 타 제약사 대비 압도적인 긍정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국내 신약 개발 가능성에 대한 재직자들의 긍정 응답률이 높았던 회사는 부광약품(55.6%), 동화약품(50.0%), 일양약품(37.5%), 대웅제약(36.7%) 순이었다.
이들은 모두 최근 임상 2-3상 시험에 진입했거나 동물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한 회사들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재직자 평가에서는 그 편차가 다소 크게 나타났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은 ‘내년 상반기’, 백신은 ‘내후년 이후’ 전망
치료제 개발 시점으로 제약업계 재직자들은 내년 상반기, 백신 개발 시점은 내후년 이후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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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예상 시점을 묻자 ‘내년 상반기(31.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내후년 이후(28.4%)’를 전망하는 재직자들 역시 근소한 차로 많았다.
또 백신 개발 예상 시점으로는 ‘내후년 이후(33.1%)’가 가장 많았다. ‘내년 상반기(27.0%)’, ‘내년 하반기(24.2%)’라는 응답도 뒤를 이었다.
개발 걸림돌 1위 ‘실패 시 비용 보전 대책 없어’ 2위 ‘개발 비용 부족’한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는 전체 응답자의 48%가 '해외에서 치료제를 개발할 것 같아서·개발 비용 손실 시 보전 대책이 없음'을 꼽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개발에 발목을 잡는 주된 원인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많았던 응답은 ‘개발 비용 혹은 인프라 부족(28.5%)’, ‘임상시험 등 관련 절차 및 규제가 엄격함(14.9%)’, ‘신약을 개발해도 공급 물량 보장이 안 됨(2.7%)’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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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약사 중심의 코로나19 신약 개발 성과 발표에 대한 비판적 입장 견지가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도 높았다.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한 재직자는 ‘많은 제약사가 기존에 출시한 약이 코로나에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임상 1-2상을 건너뛰고 3상에 바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개발 성과를 부풀려 주가를 뻥튀기하려는 목적인데, 막상 시험 결과를 받아보면 약효가 거의 없을 것’이라 꼬집었다.
- 권연수 기자 likeg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