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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우리말] ‘ㄱㄴㄷㄹ’ 한글 자음, 옛날에는 이 순서가 아니었다!

기사입력 2018.07.23 18:15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가장 독창적이고도 훌륭한 음성문자’라고 평가받는 한글은 자음과 모음으로 다양한 낱자를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한글을 배울 때 가장 먼저 익히는 것이 자음이다. 현재 사용되는 한글 자음은 ‘ㄱ~ㅎ’까지의 14개 기본 자음과 ‘ㄲㄸㅃㅆㅉ’의 5가지 복합자음, 총 19개다.

    영어를 배울 때 가장 먼저 ABCDE로 알파벳 노래를 익히듯이, 한글을 배울 때는 가장 먼저 운율에 맞춰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의 한글 자음을 익힌다. 덕분에 우리에게는 이 순서의 자음 배열이 너무 익숙하지만, 처음부터 한글 자음이 이 순서였던 것은 아니다. 한글 자음의 배열 순서는 세월과 편의에 따라 변해왔기 때문이다.

    1446년 간행된 ‘훈민정음’의 자음 순서는 중국의 음운학의 아설순치후 배열순서를 따른 ㄱㅋㅇ, ㄷㅌㄴ, ㅂㅍㅅ, ㅈㅊㅅ, ᅙㅎᅌ, ㄹ, △ 이었다.

    1572년 최세진은 어린이를 위해 지은 한자 학습서 ‘훈몽자음’에서 초성과 종성에 모두 쓰이는 자음인 ㄱㄴㄷㄹㅁㅂㅅㅇ의 위치를 앞으로 옮긴 ㄱㄴㄷㄹㅁㅂㅅㅇ, ㅋㅌㅍㅈㅊ △ᅌㅎ으로 자음의 순서를 바꿨는데, 이 배열은 이후 한글 자음 순서의 기본으로 굳어지게 된다.

    그리고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제정되며, 한글 자음의 순서는 ㄱㄲㄴㄷㄸㄹㅁㅂㅃㅅㅆㅇㅈㅉㅊㅋㅌㅍㅎ 배열로 자리 잡게 되었다.

  • 한편, 북한에서 사용하는 한글 자음의 순서는 우리와는 다르다. 북한에서는 우리와 달리 복합자음을 기본 자음 뒤에 몰아 놓고, 소리가 안 나는 ㅇ을 가장 끝에 놓은 ㄱㄴㄷㄹㅁㅂㅅㅈㅊㅋㅌㅍㅎㄲㄸㅃㅆㅉㅇ을 기본 자음 배열로 규정한다.

    이런 까닭에 2005년 시작된 남북 공동 국어사전 만들기 작업 때도 자음 순서에 따른 논란이 있었다. 결국 공동 사전에 배열은 2008년 10월 31일 남북이 모두 한발씩 양보한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ㄲㄸㅃㅆㅉ 순서로 사용하는 것으로 타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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