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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왕들은 강력한 왕권의 상징으로 색을 이용했다. 색에는 언어 이상의 다양한 감정과 의미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들이 가장 사랑했던 색은 ‘빨강’이다. 빨강은 태양, 불, 피 등 강력한 생명력과 상서로움, 기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박물관 등에 전시된 초상화에서는 루이 16세나 나폴레옹과 같이 강력한 왕권을 자랑했던 왕들이 붉은 옷을 입은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 시대 왕의 상징색 역시 빨강인데, 조선 왕의 어진을 살펴보면 창업군주인 태조 이성계(파랑)와 대한제국을 세운 고종(황금색)을 제외한 모든 왕은 붉은 곤룡포를 입고 있다.
조선 왕의 색이 빨강인 것은 힘과 생명력의 상징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 황제의 색인 ‘황색(금색)’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양 전통사상인 음양오행설에 의하면 청색은 동쪽, 백색은 서쪽, 적색은 남쪽, 흑색은 북쪽, 황색은 중앙을 의미하는데, 황제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의미로 ‘황색’을 왕의 색으로 사용했다. 중국 사대주의에 빠져있던 조선은 중국 황제의 색인 황색을 제외한 색 중에 왕의 색을 고를 수밖에 없었고, 조선 왕 중에는 고종만이 유일하게 황금색 어의를 입었다.
고대 로마 시대 왕의 색은 ‘보라색’이었고, 성경에는 왕이나 귀족이 입던 고급스럽고 고귀한 옷을 ‘퍼플(purple)’이라 표현하고 있다. 보라색이 왕의 색이 된 것은 당시 보라색을 내는 염료가 가장 비싸 아무나 입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흰색 역시 보라색과 비슷한 이유로 왕의 색으로 사용되었다. 표백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순수한 하얀색의 천은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관리도 어려워 일반인들은 사용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흰색은 프랑스 왕의 색으로 사용되었으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흰색 웨딩드레스와 면사포를 입어 여왕의 색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이 외에 루이 14세가 프랑스 황실의 상징색으로 정한 ‘로얄블루’는 지금까지 영국 왕실 등의 상징색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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