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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 명 이상 난임 치료… 인구의 날 장관상 받은 난임 전문의

기사입력 2023.07.13 10:56
[인터뷰] 김진영 베스트오브미여성의원 원장
난임 진료와 연구에 매진… 실질적 인구증가에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 제12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김진영 베스트오브미여성의원 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 제12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김진영 베스트오브미여성의원 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0.78명.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를 뜻한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39.9%(0.52명) 감소했다. 출산율이 1이 되지 않으므로 한국 인구수는 지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통계청은 오는 2040년 한국 총인구는 5019만 명으로 올해 5156만 명에서 2.6% 이상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인구 감소 문제는 고령화 문제와 더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부족해져 청장년층의 조세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도심 외 다른 지역들은 생활 인프라가 적어져 지역 격차가 커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 해결은 국가적인 과제가 됐다.

    정부는 그 일환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2011년 ‘인구의 날(7월 11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고 저출산, 고령화 대응 및 인구의 질적 향상 등에 공적을 거둔 유공자에게 표창하는 기념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인구의 날은 세계인구 50억 명 돌파를 기념하여 1989년 UN개발계획(UNDP)이 제정한 날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인구의 날 기념행사는 지난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행사에선 저출산·고령화 타개를 위해 사회 곳곳에서 노력해온 이들 중 65명이 선정돼 수상했다. 이 중에는 난임 분야 전문의인 김진영 베스트오브미 여성의원 대표원장도 포함됐다. 출산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들을 도와 인구 증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공로다.

    김 원장은 연세의대를 졸업 후 25년 이상 산부인과 전문의, 난임 분야 전문의로서 관동의대 제일병원, 차의과대학교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난임 진료와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수술적 치료 등 전문적인 난임 치료를 통해 4000명 이상 부부의 출생을 도왔다. 또 대한생식의학회, 보조생식학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난임 분야 학술 연구 활동과 더불어 산부인과 교과서 집필 및 국내 난임지원 정책 발전에 기여했다. 그는 이러한 공로로 ‘저출산 극복’ 유공자로 선정돼 이번 행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 김진영 베스트오브미여성의원 원장.
    ▲ 김진영 베스트오브미여성의원 원장.

    - 제12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보건복지부 표창받은 소감은.

    “무척 영광이고 기쁘다. 난임 부부들의 희망과 기쁨이 함께 담긴 상이라서 뜻깊고 감사할 따름이다. 한국은 저출산이 큰 문제다. 그런데 출산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아기를 갖고 싶고 노력하는 데도 잘 안되는 상황이라 힘들어한다. 이들이 원하는 대로 아기를 갖게 되면 저출산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다.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힘든 난임 치료 과정을 함께 참고 극복해나가며 성공에 이르렀던 환자분들이 생각났다. 성공하지 못해 안타까웠던 분들이 생각났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며 고뇌했던 세월이 떠올라 뭉클했다. 실망할 때도 있었고 그러다가 성공했을 때 함께 울고 웃었다. 환자분들이 보내주신 응원과 감사의 편지, 아기 출산했다고 사진이랑 소식 보내주셨던 분들도 많았다. 모든 순간이 감사하다. 환자분들과의 인연이 모두 너무나 소중하고 임신 성공의 기쁨을 함께하며 보람을 느꼈는데, 이렇게 인구증가에 기여했다고 표창까지 받으니 무척 행복하다.”

    - 난임 분야 전문의가 많다. 특별히 수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난임 분야에서 훌륭하신 분들이 많다. 특별히 제가 받은 이유는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환자분들을 도우면서 난임 분야 학술연구와 정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게 평가해주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25년 이상 산부인과 전문의와 난임 분야 전문의로서 국내 최대 규모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난임 환자들을 진료했다. 물론 분만도 했다.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수술적 치료 등 전문적인 난임 치료를 통해 많은 난임 환자를 임신에 성공시켰다. 지금까지 약 4000명 이상의 출생에 기여했다. 또 대한생식의학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난임 분야 학술연구를 진행했고 산부인과 교과서도 집필했다.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

    - 인구 감소 원인은 다양하다. 난임 전문의로서 바라보는 시각도 궁금하다.

    “사회활동이 증가되면서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안 하거나 늦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영향이 크다고 본다. 직장경력에 영향에 대한 걱정도 있고,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임신 출산을 미루고 있다. 이 때문에 결혼 나이와 초산 연령이 점점 증가되고 있다. 난임의 경우에는 나이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만혼이 되면 난임의 위험이 높아진다. 환경호르몬과 현대사회의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다. 이러한 문제로 남성 난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김진영 원장이 제12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고 있다.
    ▲ 김진영 원장이 제12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고 있다.

    - 난임 원인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사실 젊은 나이에 결혼하는 것과 임신 출산을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개인적인 상황이 다 다르므로 무조건 일찍 결혼할 수도 없는 일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느 질환과 같이 조기 진단이다. 결혼 후에 자연임신이 잘되지 않는다면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 받아야 한다. 임신을 젊은 나이에 하면 좋은 이유는 난소 나이 때문이다. 난소 나이가 어릴수록 임신할 성공이 높다. 그런데 최근 환경호르몬 등의 이유로 실제나이보다 난소 나이가 노화되는 ‘난소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일찍 결혼할 상황이 아니라면 난소 나이에 대한 검사를 하고 만일 난소 기능 저하 우려가 나오면 ‘난자동결’ 등을 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난임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무엇인가.

    “난임이라는 진단을 받는 때부터 스트레스다. 그리고 치료를 위한 시간적인 부담이다. 난임 치료를 하는 경우 병원에 자주 내원해야 하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면서 진료받기가 쉽지 않고 부담스럽다. 더 힘든 점은 성공적으로 임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다. 경제적인 부담도 있다. 일찍 성공할 수도 있지만 여러 번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는 경우 성공할 때까지 해야 하니 비용 역시 문제다.”

    - 베스트오브미여성의원에서 난임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배양 기술과 배양 환경이 중요하므로 배양 기술 향상을 위해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 또 착상력 증진을 위해 자궁내시경, 면역치료, 착상 전 유전진단 등 다양한 난임 치료 방법을 환자마다 맞춤치료로 적용하고 있다.”

    - 많은 부부의 난임 치료를 성공시켰다. 비결이 있나.

    “특별한 비결은 없다. 기본 원칙대로 진단하고 개인 문제점에 맞게 치료전략을 세운다. 난임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진단상에선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시도해가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고, 단계적인 치료로 성공하지 못하면 너무 늦지 않게 결단을 내려서 다음 시술로 진행해야 한다. 이처럼 기본 원칙을 지켜가며 진단하는 데 운이 좋은지 만나는 분들 중 금방 임신에 성공하는 분들이 많았다. 인내심을 갖고 신뢰를 해줘서 그런 것 같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권유하면 두려워하는 환자분들이 많은데 함께 치료하는 과정에서 편안했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모든 병이 그렇듯 가장 영향을 주는 요소는 스트레스인데, 다양한 상황을 포괄적으로 듣고 상담하며 함께 고민한 것이 환자 분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 앞으로 난임 감소를 위해 주력할 부분이 있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난임부부 한 분 한 분 집중해서 치료에 임하여 최선의 치료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사회적인 스트레스와 난임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희망을 드리고 난임 연구와 시험관 아기 배양 기술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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