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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자체 브랜드(PB)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 외에도 트렌디함과 높은 품질을 갖춘 PB 상품 다양화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매출 증대를 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는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우수한 PB 상품을 앞세워 높아진 장바구니 물가로 시름하는 소비자들을 공략 중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PB 제품 '이춘삼’ 라면이 홈플러스 판매제품이자 시장 1위 신라면의 판매량을 추월했다고 밝히며 인기 요인으로 한 봉지에 500원꼴인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홈플러스는 라면, 생수 등 식료품 외에도 프라이팬, 물티슈 등 생필품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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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피코크는 2021년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 후 호실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고, 롯데마트의 식품 PB 요리하다는 지난 1월(1일부터 29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한 수치를 달성하며 대형마트 3사의 PB 제품이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 외에도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PB제품의 장점 중 하나다. 실제로 PB제품은 기성 브랜드에 비해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CU가 지난해 1월 선보인 연세우유크림빵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기록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제품은 기존 크림빵 대비 우유크림을 빵 속에 가득 채워 일명 ‘반갈샷’(빵을 반으로 갈라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SNS 트렌드를 타고 순식간에 판매가 늘었다.
GS25도 자체 브랜드 브레디크의 ‘마리토쪼’ 크림빵, 매일우유와 협업한 크림도넛 등을 출시했고, 세븐일레븐은 ‘제주우유 생크림빵’, 이마트24는 ‘근대골목크림단팥빵’ 을 출시하며 트렌디한 디저트 PB제품 출시 경쟁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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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도 PB 강화로 분주하다. 컬리는 자체 브랜드 ‘KF365(컬리프레시)’, ‘KS365(컬리세이프)’ 등을 운영하며 단순히 제품을 저가에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품질을 끌어올려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 전략이 컬리 PB 제품 판매 증대에 주효하게 작용하면서 지난해 KF365, KS365 판매량은 약 2800만 개로 전년 대비 약 61%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직구 채널에서도 PB 제품을 눈여겨보고 있다. 건강식품 전문 해외직구 플랫폼 ‘아이허브’는 자사 PB제품인 ‘CGN 프로바이오틱스 락토비프’가 2022년 한국 시장 판매 및 매출액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CGN 락토비프는 미국 내 제3기관의 테스트를 거쳐 객관적으로 품질을 입증받은 제품임에도 타 브랜드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되어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판매율이 빠르게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CGN락토비프는 한국 시장에서만 글로벌 판매량의 60%가 팔리며 아이허브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도 아이허브는 2022년 한국 시장 매출 성장률 1위는 ‘CGN 마그네슘 킬레이트’, 2위는 ‘CGN 분리유청단백질’이 올랐다고 밝혀 건강전문 이커머스에서도 PB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수요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이 가격 경쟁력만 내세운다는 평가는 옛말”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트렌드는 물론이고 자사의 브랜드 정체성까지 반영한 획기적인 PB 상품이 다양한 채널에서 지속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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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만드는 중소 제조사들이 경영 악화와 판로 중단, 대외 경기 침체 속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국내 인기 브랜드와 경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베스트셀러를 쿠팡과 함께 런칭해 고객들의 구매가 늘어나자, 위기를 딛고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는 중소 제조사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쿠팡의 PB 상품 ‘곰곰’ 새우·낙지볶음밥 등 상품 23종을 만드는 전북 김제의 중소 제조사 ‘한우물’의 매출은 입점 첫해인 2019년 13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7배 이상 늘어났다. 영농조합법인으로 시작한 한우물은 2009년 냉동볶음밥 전문업체로 발돋움했고, 밀키트 전문 제조업체 ‘팜앤들’도 쿠팡 PB를 통해 매출이 2019년 7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59억원으로 7배 이상 성장했다.
쿠팡 PB 주방 세제 제품으로 히트치며 동남아,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한 제조사도 생겼다. 경기도 안성의 성진켐 매출은 2019년 입점 첫해 3억5000만원에서 3년만에 17배 성장하며 지난해 6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이 만드는 PB제품은 전국 30개 지역 100여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 기반의 유통 구조 단순화와 가성비 묶음 상품 확대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 중소 제조사와 동반 성장하는 상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품이 다양하고 같은 품질에 가성비가 높은 쿠팡 PB제품으로 소비자, 중소 제조사가 모두 윈윈하며 소비자 물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 관계자는 “전국의 중소 제조사들이 만드는 PB제품의 판매량 확대는 이들의 고용과 투자를 늘려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진다”며 “고물가 시대 고객들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품질을 보유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