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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금융투자 의사결정, AI가 치트키”

기사입력 2024.09.10 10:29
컨퍼런스콜 내용 10분 내 제공, 맞춤형 검색도 강화
  •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부사장(디지털부문 대표)은 “금융투자업은 AI가 꼭 필요하지만, 적용은 어려운 산업”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부사장(디지털부문 대표)은 “금융투자업은 AI가 꼭 필요하지만, 적용은 어려운 산업”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각 산업 분야에 인공지능(AI) 적용이 보편화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에선 고객 의사결정에서 AI 활용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규제 산업인 금융투자업에선 할루시네이션과 같은 오류가 발생하면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의사결정 지원 용도로 AI를 활용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선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부사장(디지털부문 대표)은 10일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AIIA)와 지능정보기술포럼(TTA ICT 표준화포럼 사업)이 양재 엘타워에서 공동 주최한 조찬포럼에서 “금융투자업은 AI가 꼭 필요하지만, 적용은 어려운 산업”이라며 “미래에셋증권에선 현재 고객 의사결정 지원에 AI를 지원하고 있고, 추후에도 이러한 의사결정을 자동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AI 활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1호로 생성형 AI를 도입한 금융투자사다.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되기 전부터 네이버와 전략적 협의를 통해 생성형 AI를 준비했다. 이후 2023년 3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동종업계나 다른 산업에서도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할까를 고민하던 시기에 이미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생성형 AI를 고객이 빠르게 투자 관련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공한다. 일례로 미국이나 한국 기업들이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하면 고객에게 10분 이내로 관련 리포트를 제작해 전송한다. 기존 고객들은 언론 기사 등을 통해 해당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해외의 경우 시차 문제로 컨퍼런스콜을 한 후 기사가 나오기까지 보통 10시간 이상이 걸리므로 투자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그 시간을 10분 이내로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의 투자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안 부사장은 “생성형 AI가 잘하는 것은 번역, 요약”이라며 “우리는 고객이 더 좋은 환경에서 빠르게 투자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를 활용,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부사장은 “금융투자업은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력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AI도 이러한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기자
    ▲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부사장은 “금융투자업은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력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AI도 이러한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기자

    AI를 검색 시장에도 적용하고 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AI로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안 부사장은 “투자사 고객은 예민하고 관심 분야가 시시각각 변한다”면서 “지난 달 관심 종목이 이달에는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고객의 관심사에 맞춰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AI를 고도화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공통점은 금융투자업에선 AI를 의사결정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AI로 어떤 투자를 하는 것보단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용도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안 부사장은 이 한계는 금융투자업 특성에 있다고 했다. 규제 산업 특성상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그 책임을 회사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생성형 AI는 모두가 알다시피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보정하는 검색증강기술(RAG) 등으로 보완되긴 했지만, 금융투자업에 활용하긴 아직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투자업은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력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AI도 이러한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그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야에서도 AI 활용성은 크다고 밝혔다. AI 도움으로 한 명의 직원이 3000명의 고객 투자를 담당할 수 있게 됐고, 24시간 고객의 투자를 지원하는 AI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도 다시 관심받고 있어 금융투자업에서의 AI 활용도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 부사장은 “AI를 적용하면서 직원들의 생산성은 3~4배 올랐고, 기존에 5명이 오랜 시간 걸려서 하던 데이터 전처리 작업도 이젠 매니저 한 명이 한 달 만에 할 수 있게 됐다”면서 “AI가 가져올 가치는 이미 충분하기 때문에 이를 금융투자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지속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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