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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수준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다"
코로나로 인해 AI에 대한 관심과 변화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내년 예산을 총 18조6000억원으로 편성해 AI·5G 융합 지원, 디지털콘텐츠 신산업 육성 등을 강화한다고 31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뉴딜, 기초·원천 및 첨단전략기술 R&D, 3대 신산업(바이오·헬스, 차세대 반도체, 미래차), 인재 양성, 포용 사회 실현 등 5개 분야에 중점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지역,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AI·5G 융합 성과를 전 산업으로 확산하는 AI·5G 융합 부문은 9012억원을 배정했다. 과기정통부는 5G 융합 서비스 발굴·확산 및 5G 융합생태계 구현을 비롯해 6G 상용화를 위한 핵심 원천 기술 확보 등 관련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한, 신개념 PIM 반도체 기술 및 자율주행용(레벨4 이상)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에서 개발한 AI 반도체의 상용화 실적 확보를 위한 실증지원 사업도 확대한다. 오는 2027년까지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데이터 수집 및 가공, AI SW, 차세대 차량통신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고 무인 이동체 원천 기술과 DNA+드론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국가에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만큼 AI 분야는 코로나로 인해 관심과 변화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AI 분야 연구에 핵심 역할을 하는 이윤근 인공지능연구소장과 현재 한국 수준은 어떤지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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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공지능연구소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ETRI는 2019년 새로운 비젼으로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임을 선언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했다. 인공지능연구소에서는 초지능 정보사회 구현, 초성능 컴퓨팅 실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언어 지능, 시각 지능, 복합 지능, 휴먼 증강 등 인공지능 핵심 알고리즘 연구를 비롯해 AI 대표 서비스 영역인 모빌리티 분야의 자율주행차, 지능로봇, 자율드론 등을 연구하며, 이들의 구현을 위한 인프라 기술로써 메모리 중심 컴퓨팅 기술, AI 슈퍼 컴퓨팅 기술, AI 반도체 기술 등을 연구한다. 즉,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알고리즘, 응용 서비스 기술, 컴퓨팅 인프라 기술을 하나의 연구소에서 모두 연구하고 있다.
- ETRI는 어떤 AI 서비스 분야를 타깃팅하고 있나요?
자율주행차, 지능형로봇, 자율드론 등 AI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 외에 언어 지능, 음성 지능, 시각 지능 등 핵심 AI 알고리즘이 적용되는 AI 에이전트를 비롯한 다양한 응용 분야 연구도 진행 중이다.
- ETRI는 그동안의 성과는?
현재 한국어 지능을 구현해 자연어로 질의응답이 가능한 '엑소브레인', 시각 지능을 구현해 영상을 이해하는 '딥뷰', 자동통역시스템 '지니톡', 자유로운 대화로 언어를 가르치는 '지니튜터', 미래형 자율주행 셔틀 '오토비' 등 AI 분야 성과를 내고 있다. AI 컴퓨팅 인프라 분야에서는 AI 반도체 AB9, AI 수행에 적합한 메모리 중심 컴퓨팅 시스템 등이 있다.
- 현재 국내 AI 연구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전반적인 수준으로 볼 때 가장 앞서가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며 중국이 뒤를 추격하고 있다. 한국은 1~3년 정도 뒤쳐진 상태다. 하지만 AI는 적용 범위가 넓은 기반 기술이며 융합형 서비스로 가치 창출이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앞서 나가고 있는 ICT, 반도체, 자동차, 제조산업 등과의 융합 서비스 분야의 미래 경쟁력은 높다고 본다.
- 바로 실생활에 적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AI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I 분야에서 오랜 기간 연구됐던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컴퓨터비전 등은 이미 실생활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AI 스피커, AI 콜센터, 자동 통역, AI CCTV, 메디컬 AI 등이 그 예다. 또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제조 분야에 도움을 주는 AI 생산 자동화, AI 품질 검사 등이 있고, 마케팅에 활용되는 AI 고객 분석 및 자동 추천 등이 있다. 모빌리티 분야는 아직 완성도는 낮지만 조금씩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으며 서빙로봇, 드론배송, 자율차(레벨2~3) 등이 있다.
- 국내 AI 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현재 AI는 빅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많은 연산을 요구한다. 또한, AI가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으며 확장성이 부족하고, AI의 결과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거나 설명을 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연구, 즉 차세대 AI 연구가 시작되고 있으며 '확장 가능한 AI', '설명 가능한 AI', '복합 지능 AI(언어+음성+시각 등 인간과 유사한)', 'few-shot 학습이 가능한 AI(빅데이터가 필요 없는)' 등이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위해 내년부터 대규모 국가 R&D 사업이 출발할 예정이다.(차세대 AI 핵심원천기술개발 사업)
- 최근 소식이 전해진 '오토비'는 어떤 기술인가요?
오토비는 미래형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다. 운전석이 없는 셔틀 차량 플랫폼에 ETRI에서 개발한 AI 자율주행 SW를 탑재하고, 음성대화인터페이스, AR 실감가이드, 8K VR 모바일 영화관, 데이터 분배 인프라 기술 등을 융합해 미래의 자율주행 셔틀의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자율주행 셔틀을 타고 가고자 하는 방문동을 말하면 자동으로 운행이 시작되며 운행 도중에 AR, VR 등을 이용한 정보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올 6월부터 ETRI의 연구동을 방문하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 슈퍼 컴퓨터 개발 현황은 어떤가?
현재는 슈퍼컴 국산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다. 슈퍼컴 개발을 위한 병렬연산형 시스템 SW, 대규모 병렬연산형 반도체, 초고집적 슈퍼 컴퓨팅 노드 개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국가연구과제(2020~2023)가 진행 중이며, 이 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다음 단계로 한국형 엑사스케일 슈퍼 컴퓨터를 본격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이윤근 소장은 오는 9월 1일과 2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하는 'AWC 2021 in BUSAN' 컨퍼런스에 참석해 '실질적인 AI 인재 양성과 차세대 AI 연구인력 양성 방안'을 주제로 패널토론의 좌장을 맡았다.10여 개국의 연사가 참여해 각국 AI 현황과 미래를 조망하는 AWC 2021 in Busan의 콘퍼런스 일정 및 자세한 내용은 AWC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