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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신경병증 일으키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 찾았다…말초신경계 교세포 역할 세계 최초 규명

기사입력 2021.05.25 10:38
  •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가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기초과학연구원(IBS), 목포대학교, 미국, 중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새로운 난청 유전자인 TMEM43을 규명하고, 병리학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밝혔다.

  • 청각신경병증은 소리가 귀를 거쳐 뇌로 보내지는 과정 중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겨 소리 탐지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말소리 구별(어음변별)이 잘 안 되는 난청의 한 형태다. 전체 감각신경성 난청(중이염 등에 의한 전음성 난청 제외) 중 약 10~15%에 해당한다.

    이러한 난청 환자가 인공와우 이식을 받게 되면 청각 기능을 다시 사용하게 됨으로써 의사소통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환자 개인마다 수술 후 호전되는 정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적절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청각신경병증의 경우는 원인과 양상이 워낙 다양하고, 병변의 위치에 따라 말소리 변별 회복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병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임상적인 검사들만으로 정확한 병변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단장 연구팀, 목포대 이은영 교수 연구팀, 중국 중난대학교(Central South University)와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University of Miami) 연구팀은 진행성 청각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5대에 걸친 두 가계도에서 공통으로 유전되는 TMEM43 돌연변이를 유전자 검사법을 통해 확인했다. TMEM43 돌연변이는 달팽이관 지지세포에서 우성 열성으로 작용하여 난청을 유도하는데, 부모 중 한쪽으로부터만 물려받아도 난청을 앓게 된다.

    이러한 병리학적 현상은 TMEM43 돌연변이 유전자를 주입한 생쥐 모델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나이가 들면서 달팽이관 지지세포가 커지는 정상 쥐와 달리 돌연변이 쥐에서는 커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지지세포에 위치한 TMEM43 돌연변이가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달팽이관 지지세포에 존재하는 TMEM43 단백질이 간극연접(Gap junction, 세포와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이루어진 연결구조)의 기능을 조절해 달팽이관 내 항상성(homeostasis)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TMEM43 단백질의 이상이 달팽이관 내 세포 간의 이온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극연접 기능의 이상을 가져와 청각신경병증을 야기함을 규명한 것이다.

  •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좌),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우)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좌),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우)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세 명의 환자에게 진행한 결과, 수술 후 음성 분별 능력이 성공적으로 회복돼 해당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발표된 연구 결과들은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IF=9.412)’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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