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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미래] 탄소중립 위한 ESG 가치 실현 넓혀가는 유통업계

기사입력 2024.02.23 06:23
최근 몇 년간 세계는 기업 경영의 주요 지표로 자리 잡은 ESG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업이 전통적인 목표인 주주 이익 극대화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번영과 공존에 기여해야 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확대하고,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기후 변화, 경기 침체의 장기화 등 전 세계가 다중위기에 직면하며 기업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시각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업은 ESG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디지틀조선일보는 ‘함께 걷는 미래’를 주제로 한 특집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ESG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을 소개하고, 각 기업이 실천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상 속에서 지구 보호를 실천하는 그린슈머가 부상하고 있다. ‘그린슈머’는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를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2021년 발표된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은 88kg으로, 미국과 영국에 이은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소비자원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투명 페트병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7개 이상을 소비하는 소비자는 17.7%로 나타났지만, 평소 페트병을 전혀 소비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이러한 환경과 소비자의 변화에 유통업계는 지구 환경을 위한 플라스틱 용기 절감, 탄소배출 저감 등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재활용 소재로 생산하고 제품 수거까지 연결하는 자원 순환 실천

    독일 친환경 정수기 브랜드 브리타는 정수기 필터를 수거하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며, 지속 가능한 음용 습관을 제안한다. 브리타에 따르면, 자사의 정수 필터 1개는 물을 최대 150L까지 정수할 수 있다. 이는 500mL 생수병 300개를 대체하는 수준으로 1년 사용 시에는 플라스틱 15kg, 이산화탄소 112.5kg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 브리타가 진행하는 그린 전용 캠페인 이미지 /사진=브리타
    ▲ 브리타가 진행하는 그린 전용 캠페인 이미지 /사진=브리타

    브리타는 필터 하나로 150L 분량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2021년 9월,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 ‘그린 리프 멤버십’을 국내에 도입했다. 멤버십 론칭 1년간 약 8만3000개의 필터를 수거해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33만개 이상을 기록했다. 수거된 필터는 재질별로 재활용돼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하는데, 시행 이후 2년 동안 1000톤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이 절감되며 총 7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달성했다.

    브리타는 연내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을 적용한 신제품 정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브리타가 활용하는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은 현재는 폐기됐던 목재 부산물을 활용한 것으로, 가공 과정에서 남은 톱밥, 나무껍질, 가지 등을 재활용함으로써 일반 생분해 플라스틱보다 강한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지닌다.

    한국 코카콜라는 2020년부터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 원더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원더플 캠페인’은 사용된 투명 음료 페트병이 유용한 자원으로 돌아오는 순환 과정을 일상에서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소비자 동참형 자원순환 캠페인이다. 

    캠페인 완주를 통한 실질적 참여를 나타내는 투명 음료 페트병 수거율이 88%에 달한다. 지난해 진행된 네 번째 시즌에서는 500ml 페트병 127만 개 분량에 달하는 총 17.6톤의 투명 음료 페트병이 수거됐다. 수거된 페트병은 식품 용기에 사용할 수 있는 재생페트(rPET) 원료로 재활용돼 소비자들이 진정한 의미의 ‘보틀투보틀’ 순환 경제에 동참하게 했다. 

    ◇ 개인 컵 이용 습관화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 확산

    소비자와 함께 친환경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일회용 컵 대신 개인 컵을 사용하면 400원 할인 혹은 추가 별 1개를 제공하는 리워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11월까지 고객에게 제공된 관련 혜택 규모는 금액으로 환산 시 120억 원을 상회하며, 이에 힘입어 개인 컵 이용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3년간 스타벅스의 연간 개인 컵 이용량은 ▲2020년 1739만 건 ▲2021년 2190만 건 ▲2022년 2530만 건으로 나타났으며, ▲작년 건수는 약 2960만 건으로 추정된다. 스타벅스는 이와 더불어 2018년부터 매월 10일을 ‘일회용 컵 없는 날’로 지정해 다회용 컵 사용 권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 스타벅스는 1월 16일부터 2주간 NFT 에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스타벅스
    ▲ 스타벅스는 1월 16일부터 2주간 NFT 에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스타벅스

    또한, 지난 1월 16일부터 2주간 진행한 NFT 에코 프로젝트는 최대 60만 개에 달하는 일회용 컵 사용이 줄어든 효과로 이어졌다. 개인 컵을 선택한 주문은 전년도 동기간 대비 49% 증가했으며, 사이렌 오더와 대면 주문을 포함한 전체 개인 컵 이용 건수도 전년도 동기간 대비 32% 늘었다. 지난해부터는 환경부의 탄소중립포인트제에 참여해 다회용기 사용을 권고하며 일상에서의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은 친환경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사내 텀블러와 머그컵 사용을 권장하고 일회용 빨대 사용을 지양했다. 페이퍼리스 시스템 도입, 각 패션 브랜드의 불필요한 패키징을 최소화하고 룩북(Look-Book)은 디지털화하여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왔다. 앞으로 친환경 활동을 더 확대하여 정기적으로 회사 주변 플로깅도 시행할 예정이다.

    ◇ 플라스틱 사용은 절감하고, 재활용은 늘리고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사용은 줄이고, 재활용과 새로운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컵커피 마이카페라떼에 플라스틱 캡과 빨대를 제거한 그린 패키지를 출시했다. 뚜껑에는 몸체와 동일한 재질의 흘림방지 이중리드를 부착해 빨대 없는 음용 시 생길 수 있는 불편을 줄이고 분리배출을 용이하게 했다. 마이카페라떼 그린 패키지의 1개당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량은 3.2g으로, 기존 제품과 비교했을 때 1년간 30년생 소나무 1,650그루를 심는 효과가 발생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1월 파스퇴르 750ml 우유 전 제품 용기 원료에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를 25% 적용했다. 용기 포장에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포함된 착한 용기입니다’라는 문구를 더해 소비자들이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1월 파스퇴르 750ml 우유 전 제품 용기 원료에 화학적 재활용 페트를 적용했다. /사진=롯데웰푸드
    ▲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1월 파스퇴르 750ml 우유 전 제품 용기 원료에 화학적 재활용 페트를 적용했다. /사진=롯데웰푸드

     이번 진행된 플라스틱 저감 활동으로 연간 50 톤가량의 플라스틱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웰푸드는 화학적 재활용 페트 소재 적용에서 더 나아가 롯데케미칼, 롯데중앙연구소와 협업하며 204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플라스틱 저감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적용한 비닐 포장재를 개발,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상품 포장에 도입했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이 포장재는 올리브영의 도심형 물류거점(MFC) 2곳에 도입돼 인근 지역 오늘드림 배송에 쓰이고 있다. 월 평균 약 4만 건, 세일 기간이 포함된 달에는 약 10만 건의 오늘드림 배송에 PHA 적용 포장재가 사용되고 있다. 타 지역으로 확대 적용도 검토 중이다.

    ◇ 탄소배출 저감하는 전기차 전환에 가속화

    국내 배달앱 요기요는 자사의 스마트한 딜리버리 서비스 ‘요기배달’을 수행 중인 라이더를 대상으로 민간 협력 주도의 전기 이륜차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 KooRoo, 타요타도 함께 뜻을 모아 진행됐다.

    사업에 따라 요기요라이더와 요기요크루에게 전기 이륜차 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 중 최대 55%를 지원한다. 월 최저 35만원으로 전기 이륜차를 대여해 이용 가능하다.

    요기요는 “최근 탄소 배출 저감 활동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기 이륜차 도입을 시작으로 친환경 배달 문화 구축과 ESG 경영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네켄코리아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영업 차량 80여대를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전면 교체한다. 이번 영업 차량 교체는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기존 운행 차량 대비 39%에서 44%에 이르는 탄소 배출량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네켄코리아는 ESG 경영, 비용 효율성, 그리고 안전성을 모두 고려해 기존 운행 차량 산타페를 산타페 하이브리드 모델로, 스포티지는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로 교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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