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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미래] 사람·동물·지구의 공존 실현에 앞장서는 ‘닥터 브로너스’

기사입력 2023.10.05 06:42
[ESG 기획 특집] 美 유기농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
‘올원(ALL-ONE)’ 아래 윤리 경영 선도, 수익 기부 등 지속적 활동 이어가
최근 몇 년간 세계는 기업 경영의 주요 지표로 자리 잡은 ESG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업이 전통적인 목표인 주주 이익 극대화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번영과 공존에 기여해야 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확대하고,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기후 변화, 경기 침체의 장기화 등 전 세계가 다중위기에 직면하며 기업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시각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업은 ESG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디지틀조선일보는 ‘함께 걷는 미래’를 주제로 한 특집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ESG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을 소개하고, 각 기업이 실천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 165년 전통의 미국 유기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DR. BRONNER'S)는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독특한 브랜드다.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보다 사람과 동물 그리고 지구의 공존을 의미하는 브랜드 철학 ‘올원(ALL-ONE)’ 실현에 앞장서 매년 판매 수익의 일정 금액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 공존의 철학 ‘올원(ALL-ONE)’ 아래 윤리 경영 선도, 수익 기부

    1858년부터 독일에서 비누를 만들었던 명장 가문의 후계자 엠마누엘 브로너는 1948년 미국으로 이주해 닥터 브로너스를 설립하고 ‘페퍼민트 퓨어 캐스틸 솝’을 처음 선보였으며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5대손 데이비드 브로너와 마이크 브로너가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 닥터 브로너스의 브랜드 철학 'ALL-ONE!'이 담긴 로고 /사진=닥터 브로너스 제공
    ▲ 닥터 브로너스의 브랜드 철학 'ALL-ONE!'이 담긴 로고 /사진=닥터 브로너스 제공

    1970년대에 들어 히피 문화를 주도하고 반전·비폭력·사랑을 추구했던 미국의 젊은이들이 닥터 브로너스의 평화와 공존 철학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닥터 브로너스 ‘퓨어 캐스틸 솝’으로 호수에서 목욕을 하는 등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제품의 친환경성을 높이 샀다. 이때부터 닥터 브로너스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서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그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는 23년 연속 미국 유기농 비누 시장 1위 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다.

    닥터 브로너스는 지금까지도 ‘지구를 우리 집처럼 대하라’는 창립자의 신념을 계승해 재생 유기농업 · 기후 긍정 · 동물 복지 · 공정 무역 등 선도적 친환경 경영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에만 닥터 브로너스는 체계적 변화를 위한 전 세계의 사회 운동과 자선 사업에 892만 달러(한화 약 118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지난 20년간의 기부 총액은 1억 달러에 이른다.

    ◇ 기후 변화 속도 늦추는 ‘재생 유기농업’과 플라스틱 감축 위해 앞장

    닥터 브로너스 제품의 핵심 원료인 코코넛 오일, 팜 오일, 페퍼민트 오일 등은 세계 각지에 공정 무역 자매 농장에서 재생 유기농업 방식으로 재배된다. 재생 유기농업이란 단순히 농약과 화학 비료를 배제하는 유기농업에서 나아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농부의 인권, 동물권을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을 의미한다.

    닥터 브로너스 원료 산지의 농부들은 토양을 해치는 화학비료 대신 지렁이 퇴비를 사용하고 비닐 대신 수확 후 남은 작물을 뿌리 덮개로 쓰는 등 기후 친화적 재생 유기농업을 통해 토양의 질을 높이며 탄소 감축에 일조하고 있다. 닥터 브로너스 원료 산지의 재생 유기농지 면적은 3300만 평에 달한다. 나아가 글로벌 기업 및 전문가들과 재생 유기농 연대(Regenerative Organic Alliance)를 조직하고 인증 개발에 참여하며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 플라스틱을 재가공한 친환경 재활용 용기로 만들어진 페이스&바디 클렌저 ‘퓨어 캐스틸 솝’ 12종 제품들. /사진=닥터 브로너스 제공
    ▲ 플라스틱을 재가공한 친환경 재활용 용기로 만들어진 페이스&바디 클렌저 ‘퓨어 캐스틸 솝’ 12종 제품들. /사진=닥터 브로너스 제공

    또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기 이전인 2003년부터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퓨어 캐스틸 솝’을 비롯한 제품 용기에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을 사용해 온 북미 화장품 업계 최초의 회사다. PCR 플라스틱은 사용된 플라스틱을 재가공한 친환경 재활용 수지를 뜻한다.

    PCR 플라스틱은 폐플라스틱이 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가지 않고 재활용되는 수요를 만들어 새로운 플라스틱의 생산과 그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인다. 2022년 기준 닥터 브로너스의 모든 플라스틱 용기 중 PCR 소재 비중은 80%에 이른다. 고체 비누인 ‘퓨어 캐스틸 바솝’의 포장지 역시 100% 재활용된 종이와 수용성 잉크로 제조된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닥터 브로너스 본사는 제조 및 운영 전반에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한다. 또한 제조·물류·사무에 사용되는 모든 자원이 최대한 재활용되거나 퇴비화될 수 있도록 분류 시설을 설치했다. 폐기물의 10% 미만이 매립지로 향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으며, 2022년 매립지로 향하는 폐기물의 비율을 16.5퍼센트까지 줄였다.

    ◇ ‘직원을 가족처럼’ 투명한 기업 운영 철학 이어가

    닥터 브로너스는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라' 강조했던 창립자 엠마뉴엘 브로너의 철학을 계승하며 선도적인 거버넌스 실현에도 앞장서 왔다. 미국 닥터 브로너스 본사는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임원의 급여 상한선이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직원의 5배를 넘지 않도록 제한한다. 

    지난해 기준 본사 직원 중 66.5%는 BIPOC(백인이 아닌 흑인, 원주민, 유색 인종)이며 관리자 직급에서의 BIPOC 직원 비율 역시 39%에 이른다. 또한 매년 한 해의 재무 스튜어드십을 그림과 그래프로 그려 홈페이지에 게시함으로써 회사의 수익과 재무 구조를 직원들은 물론 소비자에게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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