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양이나 쓰임새가 비슷해 헷갈리는 작물이 많지만, ‘강황’과 ‘울금’은 아마 그중에서 으뜸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약재로 사용하는 강황과 울금은 재배농가에서조차 혼동하는 경우가 많으며, 조선 시대 기록에도 이 둘을 혼동한 것들이 왕왕 발견된다. 인간이 재배하는 작물 중 가장 오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받는 강황과 울금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
강황과 울금이 헷갈리는 이유는 식물명과 생약명이 같기 때문이다. 생약이란 식물, 동물, 광물 등 약재나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천연물을 뜻하는 것으로, 식물 ‘칡’에서는 생약 ‘갈근(칡뿌리)’과 ‘갈화(칡의 꽃)’를 얻을 수 있다.
강황과 울금은 ‘강황’이라는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생약으로, 강황의 뿌리와 줄기를 ‘강황’, 덩이뿌리를 ‘울금’이라 한다. 식물 ‘강황’은 인도를 비롯한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생강과의 식물 ‘커큐마 롱가(Curcuma longa)’라는 식물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오래전부터 식용·약용 등에 사용됐다. -
같은 식물의 다른 부분인 강황과 울금의 식품학적 차이는 별로 없다. 강황과 울금은 모두 항산화, 항염 작용이 뛰어난 커큐민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이어서 항암, 간 기능 회복 등의 효능이 있으며, 불필요한 지방 축적을 막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
하지만 동의보감에 의하면 강황은 따뜻한 성질, 울금은 찬 성질을 갖고 있으며, 그 약성도 조금 다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강황과 울금은 색깔에서도 다소 차이가 있는데, 샛노란 색의 강황과 달리 울금은 옅은 미색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카레의 원료는 강황이고, 울금은 주로 한약재로 이용된다.
최신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