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노란 꽃망울에 이런 사연이?! 개나리 전설

기사입력 2018.04.03 09:25
봄이 되면 노란 꽃을 활짝 피우는 개나리에는 다양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 봄꽃 개나리에 얽힌 이야기를 모아봤다.
  • 개똥에서 피어난 ‘개나리’

    옛날 한 부잣집에 중이 와 시주를 청했다. 하지만 부자는 “개똥도 없다”며 중을 문전 박대했다. 중은 이웃의 가난한 집에 가서 다시 시주를 청했고, 가난한 집 주인은 정성껏 시주했다. 그러자 중은 가난한 집에 짚으로 소쿠리를 하나 만들어주고 사라졌는데, 그 속에서 쌀이 끊이지 않고 쏟아져 가난한 사람은 금세 부자가 되었다. 이를 알게 된 부자는 매우 원통해 했다.

    다음 해 부잣집에 다시 중이 찾아와 시주를 청하자 부자는 냉큼 쌀을 시주했다. 중은 부자에게도 짚으로 소쿠리를 하나 만들어주고 사라졌는데, 소쿠리 속에는 쌀이 아닌 개똥이 가득 찼다. 놀란 부자는 개똥을 울타리 밑에 묻어버렸더니 그곳에서 개나리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불타 죽은 네 식구의 혼 ‘개나리’

    옛날 한 외딴 마을에 홀어머니가 개나리라는 어린 딸 하나와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집이 워낙 가난해 어머니는 삯바느질로 아이들을 키웠는데, 흉년이 들자 더는 일감을 구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밥 동냥으로 네 식구의 목숨을 연명했지만, 그만 병에 들고 말았다. 어머니가 몸져눕자 할 수 없이 맏이인 개나리가 밥 동냥을 할 수밖에 없었고, 살림은 더욱 궁핍해졌다.

    그러던 중 겨울이 찾아왔다. 굶기를 밥 먹듯 하던 네 식구는 추위를 피하려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서로 꼭 껴안은 채 잠이 들었는데, 그만 불이 번져 집과 함께 네 식구가 몽땅 불에 타버리고 말았다.

    다음 해 봄에 집터에는 나무가 자라나 네 장의 꽃잎을 가진 노란색의 꽃을 피웠다. 사람들은 이 꽃나무의 가느다란 가지와 꽃잎이 개나리 네 식구와 닮았다고 해 개나리라고 불렀다고 한다.


    새를 좋아한 인도 공주의 넋 ‘개나리’

    개나리는 ‘연교’라고도 불린다. 이 연교라는 이름은 개나리꽃이 연꽃의 열매인 연밥을 닮아서라는 설과 꽃이 달린 긴 가지가 새 꼬리처럼 생겼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는데, 이 새 꼬리와 관련된 이야기는 인도의 전설과 관련이 있다.

    옛날 인도에 새를 매우 좋아하는 공주가 있었다. 공주는 예쁜 새를 구해 새장에 넣고 보는 것을 즐겨 했다. 공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신하들은 예쁜 새를 구해 바치기에만 바빠 나라 살림은 형편없어지고, 백성들은 가난에 허덕이게 되었다.

    어느 날 공주는 예쁜 황금 새장을 손에 넣게 되었고, 그 새장에 어울리는 예쁜 새를 구해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한 노인이 색색의 화려한 깃털의 새 한 마리를 가져와 공주에게 바쳤고, 노인이 가져온 새가 마음에 쏙 든 공주는 그 새 한 마리만을 남기고 다른 새를 모두 풀어주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새의 색깔과 울음소리가 좋지 못하게 변해갔다. 공주는 새를 처음처럼 만들기 위해 목욕시켰는데, 목욕을 마치고 나니 아름다운 새는 온데간데없고 볼품없는 검은 새 한 마리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노인이 가져온 아름다운 새는 색색의 물감을 칠한 까마귀였던 것이다.

    노인에게 속을 것을 안 공주는 화병으로 몸져누워 결국 죽고 말았다. 이후 공주의 넋은 길게 뻗은 가지에 황금 새장을 닮은 꽃으로 피어났는데, 이 꽃이 바로 개나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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