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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설] 한라산 '영실기암'과 차귀도 '장군바위'

기사입력 2019.04.12 10:38
전설따라 삼천리
  • 한라산 백록담 서남쪽에 있는 해발 1,400~1,600m 사이의 골짜기 '영실(靈室)'은 빼어난 절경으로 영주 10경 중 하나로 꼽히는 명승지다.

    영실의 장관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짜기를 둘러싼 형형색색의 거대한 돌기둥인 '영실기암'이다. 웅장하고 기백 있는 모습이 나한(득도한 불교의 성자)을 닮았다 해 '오백나한' 또는 '오백장군'이라고도 불리는 영실기암에는 애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 한라산 '영실기암'
    ▲ 한라산 '영실기암'
    옛날 제주에는 거대한 몸집의 한 어머니가 500명의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흉년이 든 어느 해, 끼니를 잇기 힘들어지자 아들들은 모두 양식을 구하러 나가고, 어머니는 홀로 커다란 가마솥에 아들들을 먹일 죽을 끓이고 있었는데 그만 발을 헛디뎌 솥에 빠져 죽고 말았다.

    외출 후 돌아온 아들들은 이를 모르고 여느 때보다 맛있게 죽을 먹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에 돌아온 막내가 죽을 뜨기 위해 솥을 젓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죽 속에 빠져 죽은 어머니의 뼈다귀였다.

  • 차귀도 '장군바위'
    ▲ 차귀도 '장군바위'
    막내는 "어머니의 고기를 먹은 형들과 같이 살 수 없다"며, 차귀도로 가서 슬피 울다가 바위가 돼 버렸다. 형들 역시 이 사실을 알고 통곡하다 모두 바위가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영실기암이다.

    이후 사람들은 영실에 있는 499개의 바위와 차귀도의 바위를 합쳐 오백장군이라 불렀으며, 지금도 바람이 부는 날이면 영실에는 웅웅거리는 아들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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