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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우리말] ‘강추위’에 담긴 두 가지 뜻은?

기사입력 2019.12.05 08:00
  •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지며 ‘강추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올겨울이 평년보다 조금 덜 춥겠지만, 일시적인 ‘강추위’가 잦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에서 ‘심한 추위’라는 뜻으로 ‘강추위’를 사용하지만, 사실 ‘강추위’는 하나가 아니다. ‘강추위’라는 단어는 순우리말 ‘강추위’와 한자어 ‘강(强)추위’ 두 가지이기 때문이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심한 추위’라는 일반적인 뜻을 나타내는 ‘강추위’는 한자어 ‘강(强)-’이 접두사로 쓰인 ‘강(强)추위’다. 한자어 ‘강(强)-’은 일부 명사 앞에 붙어 한자 뜻 그대로 ‘매우 센, 호된’의 뜻을 더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강(强)추위’는 ‘눈이 오고 매운바람이 부는 심한 추위’라고 되어 있다.

    순우리말인 ‘강추위’는 접두사 ‘강-’과 ‘추위’가 합해진 말로,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를 뜻한다.

    고유어 ‘강-’은 몇몇 명사 앞에 붙어 ‘마른’ 또는 ‘물기가 없는’의 뜻을 더한다. 즉, ‘강추위’는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아니하고 볕만 내리쬐는 심한 더위인 ‘강더위’와 짝을 이루는 말이다.

    이외에 접두사 ‘강-’이 붙은 단어로는 쇠고기, 표고버섯 등의 건더기에 된장을 많이 넣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되직하게 끊인 ‘강된장’, 마른기침을 뜻하는 ‘강기침’, 물기가 없어 바싹 메마르다는 뜻의 ‘강마르다’ 등이 있다.

    다시 말해 순우리말 ‘강추위’와 한자와 우리말이 결합한 ‘강(强)추위’는 같은 추위이긴 하지만,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부는 등의 기상 상태는 전혀 다른 뜻을 나타내므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같은 더위라도 습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를 ‘무더위’, 햇볕이 몹시 뜨겁게 내리쬘 때의 더위를 ‘불볕더위’로 나눠 쓰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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