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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우리말] ‘거덜 나다’, ‘거들먹거리다’를 만든 ‘거덜’은 무엇?

기사입력 2016.08.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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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거덜 나다’는 어떤 일을 그르치거나 몹시 쪼들려 밑천이 드러나게 되었음을 나타내는 말로, ‘일이 거덜 나다’, ‘노름으로 살림이 거덜 나다’ 등과 같이 사용한다. 국어사전을 보면 ‘거덜’은 재산이나 살림 같은 것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거나 없어지는 것, 옷이나 신 같은 것이 다 닳아 떨어지는 것, 하려던 일이 여지없이 결딴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도대체 ‘거덜’이 무엇이길래 이런 뜻을 갖게 된 것일까?

    거덜의 기원은 조선 시대로 올라간다. 조선 시대에는 가마나 말을 맡아보는 ‘사복시(司僕寺)’라는 관청이 있었는데, 사복시에서 말을 돌보고 관리하는 일을 맡아 하던 종이 바로 ‘거덜’이었다.

    거덜의 일 중 하나는 고위 관리나 궁중 행차 시 앞길을 틔우는 것이었다. 거덜은 말을 타고 행차를 따라가며 “어이, 물렀거라. 상감마마 행차시다.”와 같은 권마성(말이나 가마가 지나갈 때 위세를 더하기 위해 하인이 목청을 길게 빼어 부르는 소리)을 외쳤는데, 마치 자신이 귀족이라도 된 듯 팔을 휘휘 저으며 우쭐거리는 모습이 매우 우스꽝스러웠다.

    사람들은 거덜이 우쭐거리며 몸을 흔드느라 힘을 모두 빼는 것을 빗대어 ‘거덜 나다’라고 하게 되었다. 또, 실제로는 별 볼 일 없으면서 남의 권세에 기대 우쭐거리는 거덜의 허세를 꼬집어 ‘거덜 거리다’라고 했는데, 이 말은 시간이 지나며 ‘거들먹거리다’로 변하게 되었다. ‘거들먹거리다’는 지금까지 신이 나서 잘난 체하며 함부로 거만하게 행동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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