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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오만과 편견

기사입력 2015.06.24 16:47
  •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은 2백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는 고전 명작이다. 18세기 영국 중상류층의 삶을 예리한 풍자와 위트를 섞어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이 소설은 초반의 지루함만 극복한다면 누구나 빠져들고 마는 마성의 소설이다.

  • ‘오만과 편견’은 다양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전무후무한 캐릭터 ‘다아시’가 아닐까 싶다.

    다아시는 재산, 신분, 가문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벽한 조건으로 오만한 것이 당연하게 생각될 정도의 매력남이다.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여자를 조건 없이 사랑한 이 매력남은 온갖 굴욕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지켜낸다. 게다가 알고 보니 따뜻한 남자였더라는 설정까지 더해지며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으니, ‘오만과 편견’에 ‘로맨스의 정석’, ‘로맨스의 교과서’ 등의 수식어를 붙이는데 누구보다 큰 영향을 준 인물이 다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만과 편견’은 지금까지 수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이들 작품에서도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다아시’였다.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 ‘오만과 편견’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95년에 제작된 동명의 BBC 드라마다. 당대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이 작품에서 콜린 퍼스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다아시를 훌륭하게 연기해 스타덤에 올랐다. 당대 최고의 섹시가이이자 로맨스의 화신으로 등극한 콜린 퍼스는 이후 ‘미스터 다아시’의 표본으로 자리 잡았고,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동명의 다아시를 연기해 큰 인기를 끌었다.

    ‘오만과 편견’의 가장 최근 영화는 2006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로 키이라 나이틀리가 엘리자베스 역을 맡고 매튜 맥퍼딘이 다아시 역을 맡았다. 다아시 역의 매튜 맥퍼딘은 콜린 퍼스의 다아시와는 다른 현대적인 다아시를 재해석해 호평을 받았다.

  • 2006년 개봉 영화 '오만과 편견' 스틸컷
    ▲ 2006년 개봉 영화 '오만과 편견' 스틸컷
    ‘오만과 편견’에 한번 빠진 이들은 다양한 작품을 섭렵하며 다아시들을 비교하기도 하는데, 콜린 퍼스의 다아시가 가장 우세하다. 콜린 퍼스를 뛰어넘는 미스터 다아시는 아직 원작 소설 속의 다아시뿐인 것 같다.

    지금까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오만과 편견’은 대부분 원작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시간적 제약으로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연애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가슴 설레는 달달한 로맨스를 위해 ‘오만과 편견’을 선택한다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은 로맨스 이외에도 많은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읽을 때마다 양파 껍질같이 새로운 매력을 더하는 원작 소설은 18세기 영국인들의 삶과 사고방식을 엿보는 재미도 톡톡하다.

    ‘오만과 편견’은 소설을 먼저 읽은 후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다양한 작품과 다아시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라도 소설은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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