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위원장 강희경 교수)가 전체 교수 투표 결과 ‘전면 휴진’을 중단한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지난 20일~21일 4개 병원(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의 전체 교수 대상으로 향후 활동 방향 관련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전체 응답자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192명(20.3%)이었다.
구체적인 활동 방식에 대한 질문(복수 응답)에는 75.4%가 ‘정책 수립 과정 감시와 비판,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동의했으며, 55.4%가 범의료계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외에 65.6%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적정 수준으로 근무시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
이번 전면 휴진 중단 결정은 날로 악화하는 여론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대-서울대학교병원 교수들은 지난 6일 전공의 처분 취소와 올바른 의료정책 수립을 촉구하며 전면 휴진을 결의했지만, 이에 대한 여론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엘림넷 나우앤서베이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3%가 의료 파업을 반대했으며, 63.7%는 의사 파업 투쟁의 목적이 ‘의사들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답했다. 또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를 비롯한 환자 단체는 의사 집단 휴진 철회를 위해 유례없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전면 휴진 기간에도 미룰 수 없는 중증, 난치, 응급 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해 왔으나, 서울대병원 특성상 현 상황이 장기화되었을 때는 진료 유지 중인 중증 환자에게도 실제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우리가 전면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는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닥칠 의료계와 교육계의 혼란과 붕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우리는 저항을 계속할 것이며,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국민 건강권에 미치는 위협이 커진다면 다시 적극적인 행동을 결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