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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유통업계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급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첨단 기술이 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고도화로 유통 산업 전반에 스마트 유통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도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확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효율성·안전성이 우수한 첨단 물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를 도입했다. 세부 인증기준 마련 등 제도정비와 인증기관 선정, 이자지원 예산 확보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파스토, 한진, CJ대한통운, 로지스밸리SLK, 로지스밸리천마, 하나로TNS 등 6개 기업의 물류시설이 국내 첫 스마트물류센터로 인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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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직원들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로봇 등 자동화 기술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2020년에만 5천억 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 자동 분류기 도입과 컨베이어벨트 증설 및 AI를 활용한 작업 동선 최적화 등 자동화 설비와 기술을 구축했다.
특히, 물류센터는 인공지능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재고의 위치와 배송 경로 등 수백만 개의 다양한 옵션을 고려해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작업자에게 알린다. 작업자는 개인 지급된 PDA를 통해 최적의 동선으로 배송할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주문된 물건을 포장 작업대까지 옮기기 위한 작업에는 로봇이 등장한다. 바닥의 바코드를 읽으며 움직이는 물류센터 ‘피킹 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은 수백 개의 상품을 작업자에게 빠르게 전달한다. 포장 작업에도 자동 포장 기기 ‘오토 배거(Auto Bagger)’로 자동화 기술이 적용돼 있다.
물류센터에서 배송된 상품들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쿠팡 배송 직원인 쿠팡친구들이 출근하기 전 이미 모든 물량이 분류돼 있다. 또한, 배송 차량인 ‘쿠팡카’는 슬라이딩도어와 선반이 있어 배송할 물건을 효율적으로 적재할 수 있으며, 물건 또한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물류센터에 적용된 각종 최신 기술과 쿠팡만의 엔드투엔드(end-to-end)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은 365일 원할 때 언제든지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며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CJ대한통운은 앞서 2018년 준공된 아시아 최대 규모 택배터미널 ‘메가허브 곤지암’을 구축했다. 최첨단 자동분류기 등을 통해 하루 175만 개 택배를 처리한다. 또, 상부의 풀필먼트센터에서 출고된 상품을 층간 설비를 통해 하부의 택배터미널에서 자동출고하여 배송시간을 단축했다.
또한, 지난 8월 경기도 이천에 연면적 2만6545㎡ 규모의 ‘이천 1풀필먼트센터’를 오픈했다. 풀필먼트는 여러 고객사들의 상품을 공동 보관하며 재고관리·포장·검수·출고·배송 등 복잡한 물류 과정을 일괄처리 하는 서비스다.
특히, 이 센터에 운송로봇 ‘셔틀 AGV(Automated Guided Vehicles)’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로봇은 4.7m 높이의 고층선반으로 이뤄진 보관공간 안에서 스스로 이동하고 높낮이를 조절을 할 수 있다. 고층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물류센터 내 높은 공간까지 상품을 촘촘하게 적재할 수 있어 보관 효율성이 매우 높아진다. 셔틀 AGV 운영을 위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정밀한 사전 테스트를 거쳐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GS리테일은 첨단 자동화 설비 구축을 위해 총 300억원을 투자했으며 물류 전문가로 구성된 풀필먼트 조직을 신설하여 스마트 물류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GS프레시몰’, ’달리살다’ 등 디지털 커머스 배송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는 김포 ‘GS리테일 프라임센터’에 스마트 물류를 가동해 전체적인 생산성은 기존 대비 200% 이상 향상됐다.
이 센터에 적용된 고성능 피킹 방식인 GTP 피킹 시스템은 기존 방식인 DPS(Digital Picking System) 피킹 방식 보다 약 3배 이상의 작업 속도를 높였으며, 작업자의 노동 강도 또한 획기적으로 낮췄다. 프라임센터는 고도의 자동화시스템 도입을 통하여 상품 입고에서부터 하차, 적치, 보관, 피킹, 포장 및 분류, 상차까지 일반적인 물류센터 공정 중 가장 핵심적인 보관 및 피킹 공정에 최첨단 자동화가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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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의 이천 센터가 물류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고 입고·분류·출고 등 물류 프로세스 전 과정에 도입했다. 팔레트 위 박스를 인식해 옮기는 로봇팔 디팔레타이저와 분류로봇 로봇 소터, 셔틀타입 자율주행 이송로봇으로 물류센터 내에서 적재된 상품을 지정된 장소로 운반하는 AMR(Autonomous Mobile Robot) 등의 로봇이다. 로봇 소터 및 셔틀형 AMR은 국내서 실용화한 첫 번째 사례다.
상품이 작업자 앞에 자동 운송되고 피킹되는 GTP(Good to Person)와 AI와 3차원(3D) 비전 기술, 가상세계에 현실과 동일한 공간을 구축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이 적용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로봇기반 분류작업을 통해 작업환경 개선 및 작업인력의 40% 절감을 실현했다”며 “스마트 물류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물류센터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MOBINN, 나이스정보통신과 로봇 배송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확대에 나선다. BGF리테일은 로봇 배송 상용화 검증을 위한 오프라인 점포를 제공해 테스트베드가 된다. 점포를 로봇 충전과 보관 장소로 활용하는 거점화 방안도 검토하고, 나이스정보통신은 배달플랫폼과 MOBINN 서버를 중개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역할을 한다.
향후 스마트물류 서비스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물류시설 첨단화는 기업의 시장 경쟁력,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물류의 친환경화 등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