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내년 AI 네이티브 시대 본격화 전망… 업무 재편”
줌 커뮤니케이션스가 내년을 기점으로 인공지능(AI) 네이티브 세대 주도의 업무 환경 대전환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도입 여부를 고민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조직 재설계와 거버넌스 구축이 화두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줌은 실시한 글로벌 설문조사에서 한국의 AI 네이티브 응답자 90%가 회사가 AI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92%는 AI 역량을 필수 경쟁력으로 꼽아 아태 지역 최고 수준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밝혔다.
김채곤 줌 코리아 지사장은 “내년 기업들의 핵심 과제는 AI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AI 파이프라인과 워크플로우를 어떻게 짤 것인가로 바뀐다”며 “특히 한국은 AI 기대치가 높은 만큼 조직 전반의 AI 전환(AX)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처럼 줌 폰과 컨택센터를 활용해 운영을 효율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맡고, 신뢰가 중요한 국면에선 사람이 나서는 방식으로 재편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도 기업의 지속 가능한 AI 활용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그는 봤다.
쉐동 황 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술 트렌드로 ‘연합형 AI’를 꼽았다. 그는 “내년엔 여러 AI 모델을 조합해 정확도와 유연성, 비용 효율을 동시에 잡는 기업이 늘 것”이라며 “하나의 모델에만 의존하면 혁신 속도가 늦어지고 비용 부담만 커진다”고 했다.
황 CTO는 에이전틱 AI가 ‘워크 어바웃 워크(work about work)’를 대폭 줄일 것으로도 전망했다. 회의 일정 잡기, 진행 상황 관리 같은 부수 업무를 지능형 에이전트가 처리하면서, 직원들은 창의적 사고와 전략 수립에 집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하는 방식이 회의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대화에서 실행으로 옮겨간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영역의 변화도 예고됐다. 킴 스토린 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AI가 콘텐츠 제작을 쉽게 만들수록, 역설적으로 마케팅의 핵심은 절제가 된다”고 말했다. AI 생성 콘텐츠가 넘쳐날수록 소비자는 진정성을 더 찾게 되고, 선도 브랜드는 AI를 사람 간 연결을 강화하는 도구로 쓸 것이란 분석이다.
스토린 CMO는 “검색 경쟁이 키워드에서 신뢰도와 전문성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며 “AI 생태계에선 PR과 언드 미디어가 브랜드 권위를 입증하는 핵심 수단으로 떠오른다”고 전망했다. 성과 지표도 개별 수치 중심에서 팀의 학습·적응 속도를 재는 ‘민첩성 지표’로 옮겨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개인화와 프라이버시 사이의 줄타기도 과제로 남는다. 스토린 CMO는 “소비자는 맞춤형 경험은 원하되 신뢰가 깨지는 건 싫어한다”며 “앞서가는 브랜드는 데이터 교환을 투명하고 상호 이익이 되도록 설계해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 접점에서 나온 신호를 AI 인사이트로 바꿔 제품·영업·전략을 정렬시키는 게 마케팅의 새 역할”이라며 “자동화 강화가 아니라 휴먼 터치 확장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