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이제 라이프스타일이다"...2026 국내 마라톤 대회 일정 총정리
과거 마라톤은 특정 연령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2010년대 후반까지는 4050 세대 참가 비중이 높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각 연령대별 인구 중 주 1회 이상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비율이 30대에서 67.8%, 40대에서 67.1%에 달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20대 집단의 참여율은 전년 대비 6%포인트 급증하며 젊은 층의 유입을 수치로 증명했다. 이는 젊은 층의 신체활동 증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유통 업계의 자료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주요 스포츠 브랜드들의 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 국내 시장에서도 러닝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열기는 2026년 현재 '러닝의 일상화'라고 불릴 만큼 뜨겁다. 러닝 예약 플랫폼 및 동호회 커뮤니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3년 새 가시적으로 활동하는 러닝 크루가 수 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자체들도 또한 이러한 수요에 맞춰 러닝 전용 트랙과 야간 조명 등 인프라를 대폭 정비하고 있다. 이제 마라톤은 단순한 기록 경신을 넘어 지역 풍광을 즐기고 한계를 시험하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 한 해, 전국의 도로와 산길을 뜨겁게 달굴 주요 대회를 시기별로 정리했다.
시즌의 전초전과 화려한 개막: 2~3월, 잠들었던 도로가 깨어난다.
올해의 마라톤 엔진은 2월부터 뜨겁게 달궈졌다. 2월 22일, 세계육상연맹(WA) 골드라벨 대회로 승격된 '대구마라톤'이 대구스타디움 및 시내 일원에서 개최되며 시즌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지는 3월 1일 삼일절에는 서울 뚝섬의 '머니투데이방송 마라톤'을 필두로 '구미 박정희 마라톤', 광주, 부산, 인천 등 전국에서 일제히 총성이 울린다. 특히 3월 15일 개최되는 '2026 서울마라톤'은 국내외 최정상급 엘리트 선수들과 수만 명의 러너들이 참여하는 상반기 대표 메이저 대회로 꼽힌다. 3월 하순에는 고양, 부천, 성주 등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매주 대규모 레이스가 이어진다.
벚꽃 휘날리는 낭만 레이스: 4월, 마라톤의 황금기
기온이 완연히 풀리는 4월은 마라톤 대회의 황금기다. 4월 4일 열리는 '경주벚꽃마라톤대회'는 흩날리는 벚꽃잎 사이로 달리는 코스로 유명해,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는 일명 '광클' 대회의 대명사가 됐다.
4월 19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개최되는 'DMZ 평화마라톤'은 민통선 인근을 달리는 상징적인 코스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4월 26일에는 '서울하프마라톤'과 '삼척 황영조 국제 마라톤'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굵직한 대회가 예정돼 있다.
가족과 함께, 혹은 거친 자연으로: 5월~9월의 이색 레이스
가정의달 5월은 기록보다는 즐거움에 집중한다. 5월 5일 어린이날 열리는 '포켓몬 런 2026 in Seoul'은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이며, 최근 부상하고 있는 트레일러닝 열풍도 거세다. 4월 '서울트레일런대회'를 시작으로, 5월 'BUSAN 50K, 7월 '울릉도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까지 자연과 교감하는 새로운 러닝 세대의 니즈를 반영한 코스들이 준비됐다.
9월 20일에는 가을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공주백제마라톤'이 백제의 고도 공주에서 열린다. 하반기 메이저 대회를 앞둔 러너들에게는 자신의 실력을 중간 점검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가을의 전설과 위대한 피날레: 10월~11월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가라앉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러너들의 시선은 다시 강원도와 서울로 향한다. 10월에는 '가을의 전설'이라 불리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이 개최된다. 1946년 시작돼 8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는 의암호의 환상적인 단풍 코스로 유명하다. 러너들 사이에서는 "춘마(춘천마라톤)를 뛰어야 진정한 러너로 거듭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역사적 상징성이 큰 대회다.
마지막으로 11월 1일, '2026 JTBC 서울마라톤'이 상암월드컵공원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한 해 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쏟아붓는 이 대회는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다.
최근 러닝 붐으로 인해 메이저 대회의 티케팅이 콘서트만큼 치열하다. 특히 춘천마라톤이나 서울마라톤 같은 대회는 접수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전략이 필수다. 또한, 과도한 열풍에 휩쓸려 무리한 코스에 도전하기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거리를 선택해 '부상 없는 즐거운 러닝'을 즐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