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부킹닷컴

여행의 기준이 움직이고 있다. 명소를 따라가던 관광에서, 자신의 취향과 가치를 중심에 두는 경험으로. 2026년 여행의 주인공은 유행이 아닌 '나'다.

부킹닷컴이 발표한 '2026년 여행 트렌드' 리포트는 이러한 변화를 포착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3개국 2만 9천여 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여행은 더 이상 정해진 일정이나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하는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로맨스와 판타지가 결합된 '로맨타지' 여행의 부상이다. 한국 여행객의 76%(글로벌 평균 71%)는 로맨타지 장르에서 영감을 받은 여행지에 관심을 보였으며, 절반 이상(한국 54%, 글로벌 평균 53%)은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역할극 형태의 여행 경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AI 기반 추천을 통해 판타지 테마에 어울리는 숙소와 촬영지를 발견한다는 응답도 82%에 달했다.

기술은 여행 경험을 더욱 개인화하고 있다. 청소와 정리, 식사 준비를 지원하는 휴머노이드 도우미를 갖춘 '휴머노이드 별장'에 대한 수용도도 높았다. 한국 여행객의 85%(글로벌 평균 77%)는 로봇이 도입된 숙소를 예약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피부 관리에 초점을 맞춘 '글로우케이션(Glowcation)' 역시 주목받고 있다. 여행객의 약 80%(한국·글로벌 동일)는 개인별 피부 상태에 맞는 스킨케어 트리트먼트를 중심으로 한 뷰티 여행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여행의 의미도 재정의되고 있다. 한국 여행객의 57%(글로벌 평균 69%)는 관계의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상대, 새로운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여행 중 카풀 의향도 79%(글로벌 평균 84%)에 달하며, 도로 위에서 새로운 동행인과 연결되는 '열린 로드트립'이 확산되고 있다.

신비주의적 요소를 여행 계획에 반영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한국 여행객의 46%(글로벌 평균 43%)는 별자리 운세가 나쁠 경우 여행을 재고하겠다고 답했으며, 36%(글로벌 평균 39%)는 달의 위상이나 하지·동지 등 천문학적 시점에 맞춰 여행을 떠날 의향을 보였다.

이 밖에도 기념품을 실용적인 주방용품이나 팬트리 저장품으로 선택하는 '팬트리 기념품 여행', 고요한 자연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여행, AI 기반 사진 매핑으로 추억의 장소를 찾아가는 '추억 회귀 여행', 특별한 계기 없이 자신에게 주는 보상으로서의 여행 등 다양한 트렌드가 제시됐다.

부킹닷컴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 제임스 워터스는 "과거에는 일부 여행객만 선택하던 여행 방식이 이제는 여행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2026년부터는 사람들의 진정한 자아가 여행에 더욱 충실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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