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AI 의료기기 ISO 13485 인증 획득…품질·규제 대응 체계 구축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의료기기와 소프트웨어에 대해 국제 품질경영 표준인 ISO 13485 인증을 획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인증은 의료기관이 AI 의료기기 연구개발 전 과정에 적용되는 품질관리 체계를 국제표준에 맞춰 인증받은 사례로, 병원 차원에서 AI 의료기기 개발과 규제 대응을 위한 품질관리 체계를 정비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ISO 13485는 의료기기 제조·개발·서비스 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국제 품질경영 표준으로, 설계·개발 관리, 위험관리, 시정 및 예방조치(CAPA), 추적성 확보 등 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을 평가한다. 이번 인증은 국제 인증기관인 영국왕립표준협회(BSI)의 심사를 통해 이뤄졌으며, 유럽 MDR, 미국 FDA QSR, 한국 GMP 등 주요 의료기기 규제 체계와 연계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번 인증을 통해 AI 의료기기 설계·개발 단계부터 소프트웨어 성능시험, 품질관리, 인허가 지원에 이르는 연구개발·품질 관리 체계를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연구진이 국책과제 등으로 개발하는 AI 의료기기는 해당 체계에 따라 관리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번 인증은 품질경영시스템(QMS)에 대한 인증으로, 개별 제품의 성능이나 임상 효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병원과 임상 연구 협력을 진행하는 국내 AI 의료기기 기업을 대상으로 인허가 자문과 소프트웨어 시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병원은 내부 규제·품질 대응 역량이 구축되면서, 공동 연구 과정에서의 행정·기술적 절차를 표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인공지능 규제 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제정 등으로 고영향 인공지능에 대한 관리 요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의료 AI 개발의 주요 주체인 병원이 규제 변화에 앞서 관련 품질·관리 체계를 정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향후 AI 규제의 구체화에 따라 추가적인 제도·운영 보완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이학종 분당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은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는 AI가 늘어나면서, 아이디어 발굴부터 성능 검증과 인허가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연구개발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인증을 계기로 연구진과 연구 협력 기업이 표준화된 전주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