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리커머스가 거래의 40%… 한국 셀러, 글로벌 역직구 시장서 성장세”
유창모 이베이 한국CBT 사업본부장 인터뷰
DDP 도입·AI 지원·다국가 판매로 한국 셀러 해외 진출 가속
한국 셀러 매출 10년 내 최고… eBaymag·eGS 등 맞춤형 지원책 호응
전 세계 190개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이커머스 1세대 플랫폼 이베이가 역직구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한국 셀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고 거래(리커머스)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온 이베이는 최근 한국 셀러 매출이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
유창모 이베이 한국CBT 사업본부장은 이베이의 경쟁력에 대해 “단순한 거래 중개를 넘어 글로벌 수요와 공급을 직접 잇는 커머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라고 설명한다. 한국 셀러 성장 전략을 오랫동안 총괄해 온 그는 국내 판매자의 수익 구조 개선, 물류 파트너십 고도화, 신규 셀러 온보딩 체계 강화 등 실질적 성과 중심의 프로젝트를 다수 주도해 왔다.
유 본부장은 “이베이가 경매 기반으로 출발한 만큼 리커머스 부문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하며 최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라며 “실제로 올해 3월 기준 전체 거래액의 약 40%가 중고 거래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중고 시장 확대 흐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베이가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온 배경이다.
글로벌 역직구 플랫폼은 각국의 통관·세제·수입 규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유 본부장은 “관세 정책이나 통관 제도는 셀러의 비용뿐 아니라 배송 속도와 소비자 만족도에 직결되는 요소”라며 “이베이는 30년 이상 쌓아온 운영 경험을 토대로 규제 변화가 있을 때마다 셀러가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차원의 대응 체계가 이미 구축돼 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이 10월 17일부터 DDP(Delivered Duty Paid·관세·세금 선납) 방식을 의무화한 것도 이러한 정책 변화의 연장선이다. DDP는 판매자가 관세·세금 등 비용을 사전에 결제해 구매자의 추가 부담을 없애는 방식이다.
유 본부장은 “구매자는 뜻밖의 비용 증가나 통관 지연에서 벗어나 만족도가 높아졌고, 셀러들도 반송·CS 등 운영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라며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베이는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DDP 적용 국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판매 환경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한국 셀러의 성장세는 이베이 내부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올해 상반기 한국 셀러 매출은 이베이 CBT 사업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신규 셀러 수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유 본부장은 “교육 프로그램, 밀착 컨설팅, 글로벌 판매 도구 도입 등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며 “특히 한 번의 등록만으로 미국·영국·이탈리아·호주 등 8개국에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이베이맥(eBaymag)이 매출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베이는 물류 장벽을 낮추기 위해 인천 물류센터 기반의 eGS(Global Shipping)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류 전문기업 린코스와 협업해 국내 센터까지 상품만 보내면 이후 포장·통관·해외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셀링리밋 완화 혜택을 제공하는 그린채널과 6주 집중 컨설팅 과정인 부트캠프, 신규 셀러 스토어 비용 지원 등 단계별 성장 프로그램도 구축했다. 코트라(KOTRA), 서울산업진흥원(SBA) 등 공공기관과의 협업도 강화해 K셀러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다각도로 넓히고 있다..
AI 기반 기능 역시 판매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AI 기반 기능 역시 판매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이베이는 번역·키워드 추천·가격 자동 설정·자동 리스팅 등 일련의 AI 기능을 제공하며, 구매자 문의에 대한 답변 초안을 자동 생성하는 AI Assistant도 지원한다. 유 본부장은 “AI와 이베이맥을 활용한 다국가 동시 판매는 특정 국가의 경기나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아가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이는 앞으로도 기술과 데이터, 파트너십을 축으로 한국 셀러와의 협력 생태계를 지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유 본부장은 “향후 5~10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AI 기반 초개인화, 쇼핑 에이전트, 콘텐츠 커머스, 옴니채널 확산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물류·마케팅·데이터 지원을 더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