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톡신, 중동·미국·중남미로… 글로벌 미용·의료 시장서 수출 확장 본격화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글로벌 미용·의료 시장에서 ‘K-뷰티테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중동 핵심 시장인 카타르에 진출했으며, 휴젤과 제테마도 각각 미국과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3년 약 81억 4천만 달러 규모에서 2032년 160억 1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7.9%로, 미용 및 치료 목적의 수요 증가, 고령화, 비침습적 시술 선호도 상승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웅제약, 중동 ‘골든마켓’ 공략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핵심 국가에 출시하며, 해당 지역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카타르가 UAE,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내 높은 영향력을 지닌 국가라며, 이번 진출이 전략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카타르는 2023년 1인당 GDP가 약 80,196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소득 국가로, 프리미엄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휴젤, FDA 승인으로 미국 시장 10% 조준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 ‘레티보(Letybo)’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 현지 파트너사인 베네브(BENEV)와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3년 내 미국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젤은 이미 유럽, 중남미, 중동 등 60개국 이상에서 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입지를 확대 중이다.
제테마, 7200억 원 규모 글로벌 계약 행진
제테마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 ‘더톡신(The Toxin)’을 앞세워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후동메디컬과 약 6,0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브라질에서는 5년간 약 1,200억 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맺으며 중남미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제테마는 자체 균주 문제 해결과 함께 신제품 개발,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병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메디톡스, 액상형 톡신으로 미국 시장 재도전
메디톡스는 비동물성 액상형 톡신 제제 ‘MT10109L’의 미국 FDA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나, 2024년 2월 추가 자료 제출 요청에 따라 승인 보류 상태다. 현재는 보완 자료 준비를 통해 재도전을 예고하고 있으며, 프리필드시린지(PFS) 톡신 ‘PF30’, 유전자 재조합 톡신 ‘MT951’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도 병행 개발 중이다. 메디톡스는 기존의 미용 목적을 넘어 치료 목적까지 확장할 수 있는 다층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미국, 유럽, 중동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 종근당, GC녹십자, 휴온스, 파마리서치 등도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입하며 글로벌 수출을 겨냥한 R&D와 인허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들 기업은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 신흥 수요국을 중심으로 포지셔닝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의 한가운데 선 K-톡신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은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강자인 앨러간(보톡스), 입센(디스포트), 멀츠(제오민) 등 글로벌 빅3와의 경쟁 속에서, 한국산 제품은 가격 대비 효율성과 시술법 연계 전략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다. 향후 3~5년간 미국과 중동, 브라질 등에서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산 보툴리눔 톡신이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