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부산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해운대나 광안리 등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을 벗어나 조금은 한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영도로 가보는 건 어떨까. 특히 부산 여행을 여러 차례 해 본 경험이 있는 여행객이라면 독특하고 감성적인 여행지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도로 향해보자. 

최근 몇 년 사이 영도에 독특한 카페, 예술적인 벽화, 포토스팟 등이 생기면서 젊은 여행객들의 방문이 늘었다. 무엇보다 영도는 바다와 맞닿아 있어 바다를 배경으로 감각적인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영도는 오랫동안 쇠퇴한 지역이었지만, 최근 다양한 재개발 프로젝트와 지역 활성화 노력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옛 창고를 개조해 만든 영도 핫플 카페
낡은 건물들이 예술 공간이나 카페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과거의 역사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한 독특한 공간들이 생겨났다.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 부산 영도점

목욕탕, 옛 조선소, 폐공장 등을 개조한 카페들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부산 영도는 몇 년 사이에 '커피섬 영도' 라고 불릴 정도로 카페 수가 크게 늘었다. 국내로 오는 원두의 94%가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는 만큼 부산 여행객들은 다른 도시보다 신선한 원두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 부산 영도점

부산 출신의 전주연 바리스타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해 더욱 유명해진 커피 브랜드도 영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도 여행객이라면 꼭 가본다는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이하 모모스 커피)’를 갔다. 이번 부산 영도 여행에서 숙소로 이용했던 윈덤그랜드부산에서 차로 15분이면 도착한다.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 부산 영도점

널찍한 카페 실내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카페는 넓은 공간을 활용해 내부에 대형 로스터기를 배치했고 각 공간은 통창을 통해 손님들이 로스터기를 바라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모모스 커피는 총 8억 원에 달하는 최신 로스터기를 도입해 신선한 원두를 바로 로스팅해 매일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 부산 영도점

매장 가운데는 주문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직원들이 주문을 받고 직접 커피도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캡슐 커피, 드립백 커피, 티셔츠, 문구류 등 다양한 MD상품도 판매한다.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 부산 영도점의 시그니처 메뉴 ‘모모스 맛사탕’

모모스 커피 영도점의 시그니처 메뉴는 ‘모모스 맛사탕’이다. 이 카페에서 직접 만든 사탕이 진한 밀크커피 속에 들어있다. 달콤한 사탕이 씁쓸한 커피 맛과 조화를 이룬다. 다른 지점에서는 맛볼 수 없고 모모스 카페 영도점에서만 판매한다. 

일몰과 야경 명소로 유명한 사찰 ‘복천사’
부산 영도에는 전망 좋기로 이름난 절이 있다. 봉래산 중턱에 자리한 고려시대 사찰, ‘복천사’가 바로 그곳이다.

일몰과 야경 명소로 유명한 사찰 ‘복천사’에서 바라본 송도의 모습

복천사는 영도의 관광지인 흰여울문화마을이나 태종대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몰과 야경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봉래산은 영도의 중앙에 있으며, 부산 앞 바다를 끼고 도는 주변 경치가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평소 등산을 좋아한다면 봉래산 둘레길을 걸어봐도 좋겠다.


부산 영도 사찰 '복천사'

복천사를 향하는 길은 조금은 고되다. 택시를 이용하면 절 근처까지 가주는데 차에서 내려 가파른 경사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 짧지만 가파른 경사 탓에 가는 길이 다소 힘들지만, 남항대교를 중심으로 부산 시내의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부산 영도 사찰 '복천사'

부산 영도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가진 오래된 절로 고목 수림 속에 쌓여 있어 고찰의 면모를 갖췄다. 속세와 동떨어진 듯, 편안하면서도 비현실적인 기분을 만끽해 볼 수 있다.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로도 더욱 알려진 ‘흰여울마을’
복천사에서 흰여울마을까지는 도보로 15분가량으로 길이 이어져 있어 함께 방문하기에 적합한 동선이다. 마을의 이름인 ‘흰여울길’은 예전에 봉래산 기슭에서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바다로 굽이쳐 내림으로써 마치 흰눈이 내리는 듯 빠른 물살의 모습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부산 영도 '흰여울마을'

부산 영도 '흰여울마을'

흰여울마을의 좁은 골목길은 여러 갈래를 이루며 미로처럼 얽혀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이 동네 사람들은 “흰여울마을로 도망가면 찾을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골목길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골목길 아래로 계속 내려오면 결국 바다를 향하는 길로 한 번에 연결되니 길을 잃을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부산 영도 '흰여울마을'

이 마을은 영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부산을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의 촬영지로 나와 더 유명해졌다. 지난 2011년 12월 공·폐가를 리모델링해 지역 예술가의 창작 의욕을 북돋아 마을 속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독창적인 문화 예술 마을로 거듭났다. 

부산 영도 '흰여울마을'

해안가 절벽 끝에 바다를 따라 있는 좁은 골목길 안쪽으로는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지역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오래된 동네를 새롭게 꾸몄다. 마을 곳곳에는 예쁜 벽화가 있고 탁 트인 바다 풍경은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다. 마을 전체가 바다를 마당으로 두고 사는 곳으로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어보기에 좋다. 작은 카페들과 소품 가게가 많아 상점마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송도에 생긴 신상호텔 ‘윈덤그랜드부산’
이번 부산 여행의 핵심은 오픈한 지 1년도 안 된 신상호텔에서의 호캉스였다. 한국 최초로 글로벌 호텔 체인 윈덤호텔앤리조트의 최상위 등급인 ‘윈덤 그랜드(Wyndham grand)’가 부산 송도에 작년 9월 문을 열었다. 윈덤그랜드부산은 호캉스족 사이에서는 뷰 좋고 뷔페 음식이 맛있기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세심하고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부산 송도에 오픈한 첫 윈덤그랜드 '윈덤그랜드부산'

윈덤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글로벌 호텔 그룹으로, 25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95개국에 9,20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윈덤그랜드부산이 위치한 곳은 부산역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 김해 국제공항까지 30분 거리에 있다. 

윈덤그랜드부산 객실에서 바라본 남항대교

윈덤그랜드부산은 ‘서부산 최초의 5성 호텔’과 ‘전 객실 오션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4개의 스위트를 포함한 전체 271개 객실이 모두 바다 전망으로, 객실에서는 마치 바다를 발아래에 둔 것과 같은 시원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원도심 방향의 이국적인 항만 뷰부터 시작해 아름다운 송도 바다까지 파노라마 오션뷰가 펼쳐진다. 환상적인 오션뷰 감상은 레스토랑과 수영장, 헬스장 등 부대시설에서도 만끽할 수 있다. 


윈덤그랜드부산 프리미엄 킹 객실

답답하지 않은 층고와 탁 트인 객실은 모던하고 밝은 톤을 띄는 여느 호텔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구석구석 이 호텔만의 디테일이 있다. 

윈덤그랜드부산 욕실에 있는 어메니티 박스

투숙객들에게 가장 평이 좋은 아이템은 욕실에 있는 어메니티 박스다. 호텔이 위치한 송도 지역을 상징하는 해상 케이블카, 송도 해수욕장, 거북섬, 남항대교 등이 종이 박스 5개에 하나의 일러스트 작품으로 그려져 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어메니티 박스이기 때문에 구입을 원하는 고객의 문의가 많아 호텔은 직접 이 어메니티 박스를 판매도 한다.  

윈덤그랜드부산 욕실의 유러피안 니치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브랜드 어메니티

고체 비누와 대용량 샴푸·컨디셔너·바디워시는 모두 유러피안 니치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제품이다. 국내 5성급 호텔 중 일부(파라다이스, 조선팰리스)만 바이레도 브랜드의 어메니티를 사용하고 있다. 호텔 어메니티로 바이레도 브랜드를 사용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희소성 때문에 바이레도 어메니티는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빠르게 팔릴 만큼 인기있다.

윈덤그랜드부산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더 브릿지'

4층에 있는 올데이 레스토랑 ‘더 브릿지’는 각국의 미식을 선보이는 뷔페 레스토랑이다.

윈덤그랜드부산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더 브릿지'



윈덤그랜드부산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더 브릿지'

 지중해 요리를 시작으로 직화 그릴의 BBQ, 정갈하게 준비되는 한식, 클래식한 중식과 대표적인 미식인 베이징덕, 신선한 스시와 사시미, 다양한 종류의 콜드컷과 디저트가 있다. 아이 동반한 투숙객을 고려한 키즈 섹션도 있어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더 브릿지는 조식당으로도 이용하는 장소이다. 

윈덤그랜드부산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더 브릿지'의 조식 스페셜 푸드

조식 메뉴로는 스페셜 부산 푸드 코너에서 유부주머니, 물떡꼬치, 어묵꼬치, 비빔당면을 맛 볼 수 있다.


윈덤그랜드부산 27층에 위치한 프리미엄 레스토랑 ‘온 더 클라우드’

27층에 위치한 프리미엄 레스토랑 ‘온 더 클라우드’은  레스토랑 이름처럼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막힘없는 탁 트인 시야와 함께 광활한 원도심의 푸른 오션뷰를 눈에 담으며 식사할 수 있다. 저녁에는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아 기념일을 맞아 방문한 커플 고객들이 많았다. 


윈덤그랜드부산 로비층에 있는 ‘더 델리(The Deli) & 더 카페(The Café)’

‘더 델리(The Deli) & 더 카페(The Café)’는 제과기능장이 직접 매일 아침 구운 다양한 종류의 빵과 샌드위치, 시즈널 케이크와 디저트들을 판매한다.

윈덤그랜드부산 로비층에 있는 ‘더 델리(The Deli) & 더 카페(The Café)’에서 판매하는 베이커리

시그니처 빵은 ‘명지 대파 프레첼(6천원)’이다. 대파 재배로 유명한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대파를 이용해 만든 프레첼이다. 

윈덤그랜드부산 오션뷰 전망의 실내 수영장



윈덤그랜드부산 오션뷰 전망의 실내 수영장

부대시설로는 심층해수온천으로 운영되는 사우나와 남항대교와 송도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오션뷰 전망의 실내 수영장이 있다. 


윈덤그랜드부산 피트니스 센터

최신 테크노짐(Technogym) 장비를 완비한 피트니스 센터도 갖췄다. 신상호텔의 가장 큰 장점답게 쾌적한 환경에서 새 시설을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윈덤그랜드부산 오션뷰 전망의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6층)는 이그제큐티브 & 스위트 객실 투숙객만 이용 가능한 공간이다. 프라이빗한 체크인 및 체크아웃이 가능하며 아름다운 바다 전망의 라운지에서 무료 조식을 이용하거나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애프터눈 스낵과 이브닝 칵테일을 즐기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윈덤그랜드부산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현대 미술 작품

윈덤그랜드부산에서 1박 2일 간 머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로비부터 객실까지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이 배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호텔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1층 로비부터 27층 객실까지 호텔 곳곳에 예술 작품을 전시했다. 이 작품들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걸작들로 박서보, 김종학, 이배, 이소연 작가부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보스코 소디, 도나 후앙카 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1층 로비에서는 이소연 작가의 ‘사슴숲’과 김종학 작가의 ‘숲’ 작품을 가장 처음 만난다. ‘사슴숲’은 섬세한 붓 터치로 표현된 자화상과 사슴들의 모습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호텔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숲’은 잠시나마 자연의 휴식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윈덤그랜드부산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현대 미술 작품

프론트 데스크 뒤편에는 국내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 이배의 ‘붓질’ 시리즈 3점 있다. 작가 특유의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붓질은 호텔의 첫인상을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이밖에도 4층에 위치한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더 브릿지’에는 박서보 작가의 ‘Ecriture(猫法)’ 작품이 있으며, 2605호 객실 거실에는 이배 작가의 ‘붓질(Brushstroke)’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7층에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작가인 보스코 소디의 ‘작품(Untitled)’과 도나 후앙카의 ‘DMTbosque’ 작품이 각각 설치되어 있다. 보스코 소디의 작품은 유화 질감과 색의 조화를 통해 깊이 있는 감동을 전달하며, 도나 후앙카의 작품은 서정적인 색채와 추상적 형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윈덤그랜드부산 도보 5분거리에 있는 송도 구름산책로

해운대와 광안리처럼 관광객이 많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호텔 밖을 나가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나 카페가 몇 곳 안 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호텔에서 송도 해수욕장까지는 걸어서 10분, 송도해상케이블카까지는 5분 거리에 있다. 편의점은 호텔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북섬까지 송도 구름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송도 해수욕장 동편에 있는 거북섬을 육지와 있는 구름산책로는 일부 구간은 투명 강화유리로 되어있어 바다 한가운데를 걸어가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다리 위에 조성된 강화유리를 지날 때 바닥을 통해 일렁이는 바다를 볼 수 있어 짜릿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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