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형원의 자작곡, 타이틀곡이 되다…마침내
형원을 '몬스타엑스'의 비주얼 멤버로 많이 이야기한다. 유튜브 채널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의 형원의 출연 분에서 이영지 역시 "너무 잘생겼다"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할 정도였다. 하지만 해당 영상 속에서도 잘생긴 외모보다 화제가 된 것은 잘 들어주고, 챙겨주는 따뜻한 속내였다. 이처럼 알고 보면 점차 성장형인 그의 실력은 어쩌면 이제는 가장 단단한 그의 무기가 되었는지 모른다. 블라인드 심사로 진행된 셔누X형원의 앨범 'THE UNSEEN'의 타이틀곡이 그의 자작곡 'LOVE ME A LITTLE'로 선정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형원은 자신의 곡이 타이틀곡이 된 것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원래 곡 작업할 때 타이틀곡이 되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었어요. 항상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요"라고 말문을 열었고, 바로 옆에 앉은 셔누가 "정말 없었나요?"라고 장난스럽게 물었다.
"제가 스스로 만들고 난 후에 후회 없는 작업을 해야겠다 싶었는데요. 이번에 운이 좋게 타이틀곡이 되어서, 처음에는 기쁘기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부담감이 있더라고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며, 곡을 작업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자극이 된 것 같아요. 저 스스로에게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원은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모든 것'에서 'LOVE ME A LITTLE'의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드라마른 본 건 아니었는데요.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최대한 다양하게 문화생활을 하려고 해요. 목적을 두고 드라마, 영화를 보거나, 노래를 들으면 영감이 잘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냥 생각을 비우고 여러 가지를 접할 때, 어느 순간 영감이 나온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이번에는 저에게 운이 좀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타이틀곡 'LOVE ME A LITTLE'는 내 본연의 모습, 당신이 원하는 모습, 무엇이든 준비가 되어 있으니 나를 더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형원은 앨범 'THE UNSEEN'의 주제가 내가 바라보는 나와 남이 바라보는 나인 만큼, 이를 사랑에 빗대어 꺼내봤다고 말했다.
"본연의 나도 있지만, 오히려 네가 원하는 모습까지 다 맞춰줄 수 있다. 그러니 날 좀 사랑해 줘라는 의미가 담긴 것 같아요. 좀 우울한 면은 어쩔 수 없나 봐요. 저는 항상 제가 가진 걸 표현하고 싶은데, 저에게 어두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시기도 있었고요. 그때의 감정을 시간이 지나서 다시 꺼냈을 때 좀 더 나를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특정한 일이 있어서 어두운 건 아니에요.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감정의 상태가 많이 내려갈 때가 있더라고요. 그 시기가 지나가고, 다시 오고, 반복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 시기를 피하려고만 했거든요. 그런데 반복되는 걸 보면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 시기를 마냥 두려워할 게 아니라, 제가 꺼내서 공감하고, 공유하면 그런 시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고민을 하는 형원이 작곡가로서 처음 자신감을 준 곳은 2020년 발매된 몬스타엑스의 앨범 'Fatal Love'에 수록된 곡 'Nobody Else'를 통해서다.
"그게 시작이 되어준 곡이라서요. 자신감과 계기를 만들어 준 곡이라고 생각해요. 그전에도 여러 곡을 만들긴 했었어요. 회사에서도 들어보시고 '수록곡으로 넣자'라고도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거절했어요.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었거든요. '죄송한데 못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곡이 많았어요. 그런데 'Nobody Else'가 처음으로 저도 마음에 들고, 회사에서도 좋아한 곡이라서요. 저에게 참 소중한 곡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 형원의 자신감은 "꾸준하게 곡을 만들 수 있다"라는 점이다. 자신만의 시간을 '견디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형원은 어느새 그 시간을 '작곡'이라는 경험을 통해 즐길 수 있게 됐다. 영감을 얻고, 그 감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성장은 참 꾸준한 상승 곡선을 이뤄가고 있다.
"곡을 쓰는 게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 매개체가 음악이라는 것이 참 좋아요. 말이나 글로 내 생각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듣고, 공감해 주고, 본인의 생각을 덧입혀 줘서 제 음악이 완성되는 것 같거든요. 제가 남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것. 그 지점이 참 복 받은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