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선천성 질환 검사, 더 정확해진다”
표준연, 건조혈반 측정 신뢰도 높이는 ‘인증표준물질’ 개발
신생아가 태어나서 하는 검사 중 하나는 선천성 질환 검사다.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문제 되는 부분은 없는지를 검사한다. 해당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검사 여부가 결정되므로 특히 정확도가 중요한 검사로 꼽힌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신생아 검사에 쓰는 ‘건조혈반(DBS) 검사’의 측정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CRM)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DBS는 손끝이나 발뒤꿈치 혈액 한 방울을 특수한 종이에 흡수·건조시킨 시료다. 정맥 채혈보다 정확도와 신뢰도가 낮아 질병 진단에 앞서 일차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선별검사에 주로 쓰인다.
표준원이 개발한 CRM은 신생아 선천성 대사이상질환 검사의 지표인 아미노산, 포도당, 갈락토오스, 아실카르니틴 등을 대상으로 8개 인증값과 10개 기준값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면 DBS 내 대상 물질들의 양을 표준 기준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동안 DBS는 정확한 채혈량을 확보키 위한 기준값이 없어 진단용 시료로 신뢰도를 갖추기 어려웠다. 또 의료현장에서 DBS 사용 시 종이 펀치를 이용해 일부만 잘라 사용함으로써 측정값이 편향되는 문제가 있었다. 표준원 바이오진단분석표준팀은 종이 펀치의 지름과 실제 잘린 종이의 지름에 약 0.4㎜의 차이가 있으며 이로 인해 액체 형태의 혈액 시료와 DBS의 측정량이 약 0.78㎕(마이크로리터·백만 분의 1L) 편차가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 연구진은 CRM 제조단계에서 시료량을 50㎕로 정확히 제어하고 편향요인을 제거한 측정값을 인증값으로 제시해 국제 단위로 소급성을 갖춘 기준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정지선 표준원 책임연구원은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의료와 홈 샘플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미량의 혈액을 손쉽게 채혈, 운반할 수 있는 DBS가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DBS의 측정 신뢰성을 높일 발판이 마련돼 향후 DBS가 선별검사뿐 아니라 진단에도 유효한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분석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에 지난 7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