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인명 구한 외국인 근로자에 LG 의인상
LG복지재단은 강원 양양군 양양읍 구교리 원룸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알리(28)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
알리씨는 지난달 23일 자정 무렵 집으로 가던 중 자신이 살고 있는 3층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난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불이 난 2층으로 뛰어 올라가 서툰 한국말로 "불이야!"라고 소리치며, 수 차례 방문을 두드렸다.
이후 건물 밖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과 TV 유선줄을 잡고 거센 불길이 치솟고 있는 2층 창문으로 올라가, 방 안으로 진입했다. 다시 밖으로 나와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목, 등, 손 등에 2~3도의 중증 화상을 입었다. 알리씨의 빠른 대처로 건물 안에 있던 10여명의 주민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알리 씨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부모님과 아내, 두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3년 전 관광비자로 한국에 와 체류 기간을 넘어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안전과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알리 씨의 의로운 행동으로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알리 씨는 지난 2017년 LG 의인상을 수상한 스리랑카 국적 의인 니말 씨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이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했으며,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들까지 확대했고, 알리 씨를 포함해 수상자는 모두 12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