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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디지털 병리 시스템 전면 도입…현미경 대신한 고배율 영상으로 진단 정확도 향상

기사입력 2022.01.18 11:02
  • 서울아산병원이 병리진단 프로세스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맞춤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 서울아산병원 동관 4층 병리 판독실에서 병리 판독 의사들이 검체 슬라이드의 디지털 영상을 모니터로 확인하며 분석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 서울아산병원 동관 4층 병리 판독실에서 병리 판독 의사들이 검체 슬라이드의 디지털 영상을 모니터로 확인하며 분석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검체 슬라이드의 정리부터 분류, 진단, 저장, 활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올해부터 전면 도입해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병리진단은 환자의 조직이나 세포가 담긴 슬라이드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병을 진단하는 것으로, 특히 암 치료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연간 96만 명의 암 환자가 찾는 서울아산병원이 매년 시행하는 병리진단은 90만 건이 넘는데, 이를 디지털화하면 1기가바이트 영화 100만 편을 합친 규모인 1.2페타바이트에 달한다.

    서울아산병원은 디지털 병리로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검체 슬라이드를 디지털로 변환할 11대의 고성능 스캐너와 판독 뷰어 서버, 그리고 10기가바이트의 독립 망을 설치해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 병리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금까지 병리진단은 임상 병리사가 검체 슬라이드를 준비하고 분류 작업을 거쳐 병리 판독 의사들에게 전달하면, 판독 의사는 검체 슬라이드를 고배율 광학현미경으로 판독하고 판독이 끝난 슬라이드를 저장고에 옮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서울아산병원 병리 검사실 직원이 검체 슬라이드를 디지털 스캐너에 넣고 있다. 검체 슬라이드 스캔 영상은 서울아산병원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을 통해 자동 분류돼 담당 병리 판독 의사의 모니터로 전송된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 서울아산병원 병리 검사실 직원이 검체 슬라이드를 디지털 스캐너에 넣고 있다. 검체 슬라이드 스캔 영상은 서울아산병원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을 통해 자동 분류돼 담당 병리 판독 의사의 모니터로 전송된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디지털 병리는 물리적인 분류와 전달 작업 없이 검체 슬라이드를 디지털 스캐너에 넣으면 스캔 영상이 판독 의사의 모니터로 자동 분류된다. 이는 슬라이드가 물리적으로 이동하고 보관되는 과정에서 슬라이드가 바뀌거나 분실될 위험을 줄인다. 광학 현미경보다 더 선명하고 확대된 고배율 영상 확인이 가능해 판독의 정확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판독 의사들이 병리 영상을 실시간으로 함께 보며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또한,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과 디지털 병리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암 통합진료 등 다양한 임상현장에서 병리 영상을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다 수준인 암 환자 40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체 정보와 검사, 수술, 약제 등 환자 개인별 임상 정보를 통합적으로 시각화하는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병원 측은 여기에 디지털 병리 시스템으로 누적된 방대한 빅데이터를 결합하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의료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장세진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병리진단은 질병의 치료와 예후를 결정짓는 만큼 정확도와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 디지털 병리 시스템은 병리진단 과정을 고도화해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11년 디지털 스캐너를 처음 도입해 디지털 병리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 병리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앞으로 과거 10년 치 검체 슬라이드 400만 장을 스캔해 디지털화할 예정이며, 추가적인 데이터 생성에 따라 관련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증설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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