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영웅, 홍콩 스타 주윤발의 흔적을 찾아서

기사입력 2019.11.21 17:45
그를 동경했던 최갑수 작가와 홍콩에서 발견한 주윤발의 흔적
주윤발을 키운 고향에서 느껴보는 그의 어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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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홍콩에서는 영화에서 보던 198∙90년대 홍콩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지금도 홍콩에서는 영화에서 보던 198∙90년대 홍콩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사진제공=홍콩관광청

    얼마 전부터 불어온 레트로(Retro)의 인기가 사그라질 줄 모르고 오히려 여러 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이유로 대표되는 젊은 인기가수들이 이문세·김광석 등 80년대 가수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옛 감성을 추억했고, TV에서는 ‘응답하라’ 시리즈가 큰 인기를 받으면서 80,90년대를 소환했다.

    최근에는 1990년대 음악 방송을 실시간으로 재생해주는 일명 ‘온라인 탑골공원’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면서 아날로그 감성으로 과거 추억을 소환시키는 ‘레트로 콘텐츠’가 더 많은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주윤발이 위조지폐로 담뱃불을 붙이는 영웅본색의 명장면/사진출처=영화 '영웅본색' 스틸
    ▲ 주윤발이 위조지폐로 담뱃불을 붙이는 영웅본색의 명장면/사진출처=영화 '영웅본색' 스틸

    레트로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홍콩영화’이다. 198∙90년대 홍콩영화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 인기는 홍콩을 넘어서 우리나라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그중에서도 한 편의 영화로 시대의 장르를 이끌었던 영화가 있다. 주윤발(周潤發·저우룬파), 장국영(張國榮, 장궈룽) 주연, 오우삼(吳宇森, 우위썬) 감독의 1986년 개봉한 ‘영웅본색’이다.

    사나이들의 우정과 의리를 장렬한 비장미로 그려낸 이 영화는 수백 발의 총탄이 난무하는 총격 신의 대명사로 개봉 후 엄청난 흥행을 거뒀으며, 홍콩 느와르 영화의 수많은 아류작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지금도 홍콩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시커먼 선글라스와 롱코트, 성냥개피를 입에 무는 영화 속 주윤발의 모습은 그 시절 청춘이었다면 누구든 한번쯤은 따라해 봤을 것이다.

  • 영화 '종횡사해' 포스터/사진출처=네이버
    ▲ 영화 '종횡사해' 포스터/사진출처=네이버

    ‘영웅본색’으로 일약 홍콩 톱스타 자리에 오른 주윤발은 이후 ‘첩혈쌍웅’, ‘종횡사해’ 등의영화를 흥행시키며 홍콩 느와르 영화의 대표주자로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에 힘입어 “싸랑해요~ 밀키스”라는 광고 문구까지 유행했던 광고까지 찍었다. 그 시절 그는 마치 우리의 영웅같았다.

    세월은 어느 덧 ‘영웅본색’이 개봉한지 30년이 넘게 흘렀지만 주윤발은 홍콩인과 한국인이 사랑하는 배우로 여전히 숨쉰다. 최근 가지고 있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그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만 영웅이 아닌 현실의 영웅이 본색을 드러냈다며 이슈가 되기도 했다.

    1980년대 스크린에서 영웅처럼 나타난 그의 모습과 30년이 넘은 세월이 지나 흰머리 밖에 남지 않은 지금의 모습까지, 그를 동경했던 최갑수 여행작가는 그의 흔적을 발견하기 위해 홍콩의 라마섬(Lamma Island)을 찾았다.

    하이킹으로 유명한 주윤발의 고향, 라마섬
  • 홍콩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라마섬/사진제공=홍콩관광청
    ▲ 홍콩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라마섬/사진제공=홍콩관광청

    홍콩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라마섬(Lamma Island)은 홍콩섬 남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센트럴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40분 정도 가면 도착한다. 거주 인구는 1000여명이며, 2개의 개성적인 어촌과 깨끗한 해변을 가지고 있다.

    느긋한 문화를 가진 이 자그마한 섬이 바로 월드스타 주윤발의 고향이다. 80년대와 90년대 홍콩을 넘어 아시아를 사로잡았던 주윤발은 10살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 홍콩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라마섬/사진제공=홍콩관광청
    ▲ 홍콩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라마섬/사진제공=홍콩관광청

    어린 시절 그가 뛰놀았던 숲과 바다, 장난꾸러기로 유명했던 초등학교, 대가족이 함께 살던 집이 아직도 용수완 마을 곳곳에 남아 있다. 용수완 마을에서 주윤발의 흔적을 하나 하나 찾아가다 보면, 길은 자연스럽게 라마 섬 트레일 코스로 이어진다.

    풍력발전소의 커다란 풍차와 맑은 흥싱예 해변을 지나 섬 반대편의 소쿠완 마을에 이르기까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느긋하게 걸어보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그가 어떻게 자랐을지 상상해 볼 수 있다.

  • 홍콩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라마섬/사진제공=홍콩관광청
    ▲ 홍콩에서 당일치기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라마섬/사진제공=홍콩관광청

    이 곳을 돌아본 최갑수 작가는 “주윤발은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다른 또래들처럼 저 역시 ‘영웅본색’을 가장 좋아했죠. 스크린 속 모두의 영웅이었던 남자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섬에 오다니, 옛 추억이 많이 떠올라요. 아기자기한 마을과 느긋한 분위기,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섬의 풍경도 참 좋네요”라고 전했다.

    홍콩 관광청 추천 TIP
    라마 섬으로 향하는 페리는 센트럴 페리터미널 4부두에서 탑승할 수 있다. 용수완 행과 소쿠완 행으로 나뉘는데, 용수완에서 마을을 둘러보고 소쿠완까지 트레킹을 한 후 해산물 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는 코스를 추천한다. 옥토퍼스 카드로도 탑승할 수 있다.
    운영시간 - 06:30~00:30(센트럴 출발 용수완행) / 06:45~22:40(소쿠완 출발 센트럴행)
    가격 - 센트럴 출발 용수완행 : HKD17.8 (월~토요일) / HKD 24.7(일요일, 공휴일)
               소쿠완 출발 센트럴행 : HKD22(월~토요일) / HKD31(일요일, 공휴일)

    주윤발의 단골 식당에서 즐기는 만찬
  • 주윤발의 단골집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주윤발의 단골집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사진제공=홍콩관광청

    라마 섬은 홍콩 현지인들의 당일 여행지로 사랑 받는 섬이다. 아름다운 트레일 코스와 더불어 라마 섬을 유명하게 만든 주역은 바로 해산물 요리였다. 섬이 발전하기 시작한 1970년대 이전까지 라마는 어부들의 섬이었고, 그 전통은 훌륭한 해산물 식당들로 이어졌다.

    광둥 요리의 전통 위에 신선한 해산물, 각 식당만의 비법을 더한 메뉴들은 라마섬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섬 곳곳의 여러 식당들 가운데 주윤발의 단골집은 소쿠완 항구에 위치한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이다.

  • 주윤발의 단골집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주윤발의 단골집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사진제공=홍콩관광청

    시푸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후 최갑수 작가는 “주윤발이 고향에 오면 꼭 들르는 식당이라고 해요. 특이하게도 앉자마자 과일부터 한 접시 먹은 후 식사를 시작한다더군요. 마늘과 함께 쪄낸 가리비 관자부터 주윤발이 늘 주문한다는 라마섬 그루퍼 찜까지, 왜 ‘윤발이형’의 단골집인지 이해하기에 충분했어요”라고 식사에 만족했다.

    홍콩 관광청 추천 TIP
    라마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은 30여 년의 역사와 함께 라마 섬을 대표하는 해산물 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버터 소스 랍스터 튀김, 꿀과 후추로 양념한 게 튀김 등 홍콩 미식 대회에서 수상한 메뉴들과 함께, 갯가재, 가리비, 홍콩의 고급 생선 그루파 등 다채로운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식사를 하는 손님에 한해 센트럴과 침사추이를 오가는 페리 서비스도 운영한다. 자세한 스케줄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업시간 - 11:00~22:30(월~금요일) / 10:30~22:00(토요일) / 10:30~22:30(일요일)
    가격 - 6코스 2인 세트 메뉴 HKD 398 부터

    홍콩 사람들처럼 언제 어디서나 티타임을
  • 주윤발이 좋아하는 카오룽 시티 거리/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주윤발이 좋아하는 카오룽 시티 거리/사진제공=홍콩관광청

    라마 섬에서 돌아온 후, 주윤발이 홍콩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네들 중 하나인 카오룽 시티를 들렀다. 활기찬 서민 주거지 카오룽 시티는 품질 좋고 저렴한 식당과 상점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차와 다기를 판매하는 밍흥티샵(Ming Heung Tea Import & Export) 또한 그 중 하나다.

  • 주윤발이 좋아하는 카오룽 시티 거리/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주윤발이 좋아하는 카오룽 시티 거리/사진제공=홍콩관광청

    1963년 문을 연 노포 찻집에서 향기로운 철관음차와 보이차를 맛본 후 최갑수 작가는 언제든 질 좋은 차를 휴대해다닐 수 있는 차통을 하나 구입했다.

    "작고 가벼워 찻잎을 가지고 다니기에 좋아요. 홍콩 느낌이 물씬 나는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요. 차 향을 맡을 때마다 홍콩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홍콩 관광청 추천 TIP
    주윤발의 동네에서 질 좋은 녹차를 구입하고 싶다면 밍흥 티샵으로 향하자. 작고 고풍스러운 가게는 최상의 차밭에서 공수해온 찻잎들로 가득하다. 고가의 보이차 차병부터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자스민차까지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으며, 찻잎 중 일부는 시음해볼 수 있다.

    카우롱 시티까지 들를 시간이 없다면, 센트럴의 록차 티하우스(LockCha Teahouse) 또한 다양한 차와 다기를 구하기 좋은 장소다. 홍콩 최고로 꼽히는 차 장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점심 시간에는 맛있는 채식 딤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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