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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이가 급증하며, 국내 펫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27.7%에 달했으며, 펫케어 시장은 2016~202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 8.4%를 기록했다. 이에 반려동물의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첨단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비대면 진료 첫발
지난 16일 에이아이포펫의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수의사의 반려동물 건강 상태 모니터링 서비스 사업'이 'ICT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비대면 진료가 시작된다.
해당 사업은 2022년 8월 규제샌드박스 규제 특례로 신청되었으나, 직접 진료를 원칙으로 하는 수의사법 규정과 의료사고 위험성 및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대한수의사회의 우려로 심의가 지연되고 있던 과제였다. 이번 실증사업은 동물병원 선정, 진료시스템 구축 등 실증 준비가 완료되면 올해 내로 착수할 예정으로, 수의사의 직접 진료를 통해 초진을 마친 반려동물의 안과 질환 재진에 한정해 2년간 안전성, 사업성 등에 대한 실증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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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이제 첫발을 내디뎠지만, 에이아이포펫은 이미 미국 내 제휴 동물병원과 AI 기반 동물 의료 환경 구축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반려동물 헬스케어 앱 서비스 ‘티티케어(TTcare)’의 인공지능(AI)이 분석한 반려동물 건강 정보를 반려인과 동물병원에 공유하고, 대면·비대면 진료로 연계하는 서비스다.
‘티티케어’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반려동물의 눈이나 피부, 혹은 걷는 영상을 AI가 분석해 질병 증상 유무를 알려주고, 반려동물의 종류, 생애주기 등에 맞춘 활동량과 적정 식사량 등 다양한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사측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진 약 100만 장을 학습한 알고리즘은 현재 90% 이상의 탐지 정확도를 보이고 있으며, 탐지 병변 종류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티티케어는 2020년 10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용 의료기기(의료 영상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허가를 받았으며, CES 2022, 2023 혁신상을 연속 수상한 바 있다.
빅데이터 기반 맞춤 사료 및 케어리포트
쿠팡은 최근 ‘펫팸족(펫+패밀리)’ 증가 트렌드에 맞춰, 반려동물 건강 상태에 적절한 사료와 리포트를 수의사가 직접 답변해 주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반려동물 프로필을 등록한 후 건강질문지에 답변을 입력하면, 약 10분 후 리포트와 함께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적합한 것으로 선정된 사료와 리포트를 확인할 수 있는 ‘로켓펫닥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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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종·묘종에 따라 구분된 건강질문지에는 나이, 체중, 체형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주거환경, 운동 주기, 배변 및 배뇨 상태, 병원 진료 이력 등 반려동물의 생활 및 의료 정보가 포함된다. 수의사는 고객이 작성한 답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반려동물의 현재 건강 점수부터 일상생활 팁, 고객이 입력한 반려동물의 증상과 진료 내역을 기반으로 한 건강 관리 가이드를 포함한 리포트를 작성한다.
사측은 해당 서비스가 수의학 및 영양학적 데이터를 더욱 정교한 형태로 담아내기 위해 다수의 임상 사례를 연구해 적용한 분석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객의 쇼핑 편의를 더하기 위해 수의사 답변에 사료 구매를 연결했다. 고객은 리포트를 통해 사료의 열량, 알레르기 유발성분, 첨가물 등의 유무와 주요 성분 등 영양 정보와 올바른 사료 급여 방식을 확인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의 현재 컨디션에 맞춰 급여에 적합한 반려동물 영양제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 건강검진 자동화 솔루션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한층 간편하게 돕는 자동화 솔루션도 등장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 펫트너이 지난 1월 출시한 동물병원 건강검진 종합 솔루션 SaaS ‘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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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프는 반려동물 건강검진에 필요한 사전 문진, 검진 및 검진 결과 알림 등을 간편하게 입력하고 관리할 수 있는 헬스케어 솔루션이다. 동물병원에서 진행하는 검진 유형별 검사를 자동화했으며, 바이탈 사인(체온, 혈압, 맥박), 종합 신체검사, 혈액검사, 영상 검사(엑스레이, 초음파 등) 결과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상세한 코멘트가 포함된 결과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검진 예약, 사전 문진, 검진 결과 전송 등은 모바일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사측은 동물병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반려인의 검진 대기와 결과 수령에 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검프를 통해 더 나은 의료환경을 제공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추후 검프를 통해 수집되는 반려동물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