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뭐길래? 대만이 ‘라면 스프’까지 반입 금지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9.05.31 10:32
  • 요즘 대만 여행을 가는 여행객들은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현재 대만에는 모든 육류 가공품 반입이 강력하게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육류 가공품을 무단 반입하다 적발되면, 1만 대만달러에서 최고 100만 대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반입이 금지된 육류 가공품은 육포, 소시지, 햄버거 등은 물론 라면 스프 같이 극소량의 돼지고기 성분이 들어간 제품까지 포함된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대만 정부가 이렇게 엄격한 대응에 나선 것은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 돼지 열병(African Swine Fever, ASF)’ 때문이다. ASF 바이러스는 감염성이 높고, 급성형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지만, 현재까지 ASF에 대한 치료법 및 백신은 개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ASF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양돈 산업에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 질병이 발생하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발생 사실을 즉시 보고해야 하며, 돼지와 관련된 국제교역도 즉시 중단된다. 국내에서 ASF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ASF 바이러스는 돼지과(Suidae)에 속하는 동물 외의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는 감염되지 않지만, 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을 통해 비오염 지역으로 쉽게 전파되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혈청 내에서는 실온에서 18개월, 냉장고에서는 6년, 혈액 내에서는 37℃에서 1개월간 감염성을 잃지 않는다. 배설물 내에서는 적어도 11일 동안, 부패한 혈액 내에서는 15주 동안, 부패한 골수에서는 몇 개월간 감염력을 유지한다.

    ASF 바이러스는 냉장된 고기에서 최소 15주간, 가열하지 않고 훈제 등의 처리로 만든 햄이나 소시지 등의 돼지고기 가공품은 3~6개월 동안 긴 감염성을 잃지 않는다. 특히, 돼지가 가열되지 않은 돼지고기와 건조 훈제된 고기 등을 섭취 할 경우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남은 음식물 특히 항공기나 선박의 주방 쓰레기에서 유래한 음식물 쓰레기는 이 병의 국제 전파에서 감염원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감염된 돼지고기를 대량으로 포함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는 전파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이 질병 발생의 대부분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대만이 ‘라면 스프’까지 강력히 반입 금지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ASF에 오염된 돼지고기를 건조시키거나, 다른 조리 방법으로 보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ASF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이러한 보존된 고기에 살아남게 된다.

    국내에서는 아직 ASF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작년 8월 25일 인천공항으로 반입된 중국산 만두와 순대, 9월 5일 제주공항으로 반입된 중국산 순대, 소시지 등 총 4건의 ASF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된 바 있다. ASF 바이러스가 확산되어 있는 지역과 제3국으로부터의 식품 반입을 하지 않도록 해외여행객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ASF 바이러스가 확산되어 있는 지역과 제3국으로부터의 식품 반입을 하지 않도록 하며, 먹다 남은 동물 성분 함유 식품은 동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폐기하거나, 열처리되지 않은 돼지고기 잔반을 돼지에게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편, 2018년 1월~5월까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된 총 14개의 ASF 발생국 중 10개국이 유럽(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도바, 폴란드, 루마니아,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국가들이고, 나머지 4개국 아프리카(코트디부아르, 케냐, 나이지리아 및 잠비아) 국가들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에서 2018년 8월 처음으로 ASF가 발생하였으며, 이후 벨기에, 불가리아가 새롭게 ASF 발생 국가에 속하게 되었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는 몽골(2019.1.15.)과 베트남(2019.2.19.)에서도 ASF 발생이 확인되었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