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기업의 AI 도입 장벽 낮추는 AI 비전검사 솔루션 주목
비즈니스 확장하는 머신비전 키트와 클라우드·MLOps 전략 추구
산업 AX 기업으로의 전환 선언 “운영 자율화까지 아우를 것”

홍영석 세이지 대표. /서재창 기자

제조업 현장에서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 고가의 설비 교체와 시스템 구축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 부담으로 AI 기반 검사 시스템 도입을 망설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별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도 적용 가능한 AI 비전검사 솔루션을 주력으로 내세운 세이지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이지는 기존 생산 라인에 AI를 접목해 품질 검사 자동화의 문턱을 낮추며,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현실적인 선택지로 만들고 있다. 

◇ 세이지의 머신비전 대중화 전략은?

세이지는 2019년 설립 이후 삼성SDI, SK온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비전검사 솔루션을 공급하며 성장해 왔다. 홍영석 세이지 대표는 “2026년부터는 비전 AI 기업에서 산업 자동화(AX)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세이지는 현재 ‘세이지 비전(Vision)’, ‘세이지 빔스(VIMS)’, ‘세이지 세이프티(Safety)’ 세 가지 솔루션을 운영 중이며, 여기에 운영 자동화 솔루션을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기업을 겨냥한 저가형 머신비전 키트 개발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제공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세이지는 지난 2024년을 기점으로 이차전지 산업에 집중됐던 비즈니스 구조를 개편했다. 홍영석 대표는 “세이지 비전의 도메인을 다각화하고, 세이지 빔스와 세이프티라는 새로운 솔루션의 사업화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직 구조도 기능 중심에서 사업부 중심으로 전환했다. 세이지 비전 사업부와 모니터링 사업부로 분리하고, 각 사업부에 영업·사업개발·제품·연구 기능을 모두 배치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이러한 변화는 2025년 성과로 이어졌다. 홍영석 대표는 “우리는 2025년에 상당 수준의 매출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기존에 매출 비중이 높았던 세이지 비전은 차치하더라도, 세이지 빔스와 세이프티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이 있었다”며 사업 다각화의 성과를 입증했다. 

세이지가 주력으로 다루는 AI 기반 머신비전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홍영석 대표는 “AI 기반 머신비전 솔루션 시장을 이차전지 산업과 비슷한 캐즘 상태로 보고 있다”며 시장 현황을 진단했다. 홍 대표는 “현재 AI 머신비전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PCB 같은 고부가가치 B2B 제조업에서만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캐즘 원인 중 하나는 가격이다. 홍 대표는 “AI 머신비전도 중소기업이 도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낮아져야 널리 확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광학계 장비, PC를 아우르는 설비비, 인건비가 전체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시도해본 적 없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두려움도 의사결정을 지연하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세이지는 중소기업 시장 진입을 위해 저가형 머신비전 키트 개발에 나섰다. 세이지가 집중하는 영역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AI 연산 PC의 가격 절감이다. 홍영석 대표는 “현재는 엔비디아 GPU가 탑재된 고가의 PC를 사용하는데, GPU 가격이 최근 급등해 200만 원대였던 제품이 500만 원을 넘어선다”며 이를 NPU나 CPU를 기반으로 전환해 가격을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카메라와 광학계의 가격 절감이다. 홍 대표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높은 정밀도까지는 필요로 하지 않기에, 우리는 적절한 성능의 저가 광학계를 공급하는 데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혁신을 추구한다. 그는 “우리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터페이스 구축을 솔루션화해 전체 도입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 2026년, 산업 AX 기업으로 진화 선언하다

세이지의 핵심 경쟁력은 검출력이다. 홍영석 대표는 “세이지가 제공하는 비전 세이프티, 빔스 모두 검출력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세이지는 차별화 포인트를 운영 효율화를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홍 대표는 “고객사로부터 검출력을 인정받고 나면, 다음은 얼마나 쉽게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세이지가 집중하는 부분은 MLOps 구축이다. 홍영석 대표는 “AI 검사기가 많아질수록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는데, 한 명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MLOps는 여러 검사기에 적용된 AI 모델을 중앙에서 모니터링하고 성능을 추정하며,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학습·배포하는 일련의 과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홍영석 대표는 세이지가 ‘제조 현장의 모든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기업’이 되길 원한다. /서재창 기자

세이지는 중소기업 시장 공략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전환도 추진한다. 홍영석 대표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온프레미스가 필요하지만, 중소기업은 클라우드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홍 대표는 “실시간 검사는 현장에서 해야 하지만, 데이터 수집과 학습, 배포는 클라우드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의 장점 중 하나는 초기 비용 부담 완화다. 홍영석 대표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MLOps 솔루션을 설치하면, 고성능 PC와 비싼 소프트웨어 때문에 설비투자(CAPEX) 측면에서 수억 원이 투입된다”며 “클라우드는 초기 비용을 줄이고 운영비용(OPEX)으로 조금씩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재무적 부담이 큰 중소기업에 매력적인 옵션이다. 

안전 관제 솔루션인 세이지 세이프티도 진화하고 있다. 현재 세이지 세이프티는 작업복 미착용, 쓰러짐, 화재·연기, 위험영역 침입, 중장비 협착 등 10가지 위험 이벤트를 감지한다. 홍영석 대표는 “제조업에서 가장 많이 요구하는 기능이 위험영역 침입 감지와 중장비 협착 감지다. 특히 위험영역 침입 감지에서 우리 기술력이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세이지의 차별점은 정보 활용이다. 홍 대표는 “기존 방식은 2D 영상에 영역을 그려놓고 사람이 지나가면 알림을 주는데, 과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AI로 2D 영상에서 깊이를 가늠해 실제로 그 영역에 들어갔는지, 앞에 있는지 뒤에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세이지는 2026년을 전환의 해로 삼았다. 첫 번째는 비전 AI 기업에서 산업 ‘AX 기업’으로의 전환이다. 홍영석 대표는 “지금까지 세이지의 솔루션은 자동화 영역에서 작동했다. 제조라인 검사를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자동화 영역과 별개로 운영 영역이 있고, 대부분의 엔지니어는 이 영역에서 일한다”고 지적했다. 세이지가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이 영역이다. 그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운영 영역에서 엔지니어의 업무를 도와주는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자동화뿐 아니라 운영 자율화까지 이루는 것이 진정한 산업 AX”라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는 단계적인 접근을 통해 품질 관련 엔지니어가 사용할 수 있는 운영 AI 에이전트 솔루션을 개발하고 레퍼런스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방향성은 기존 솔루션의 확장이다. 홍영석 대표는 “비전, 빔스, 세이프티는 여전히 우리의 메인 비즈니스다. 이에 각 솔루션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지 비전은 앞서 언급한 머신비전 키트와 클라우드 서비스로 중소기업 시장을 공략한다. 세이지 세이프티는 위험 이벤트 감지를 넘어 공간 진단 솔루션으로 진화한다. 홍 대표는 “우리는 모바일 로봇이나 드론이 제조 및 건설 현장을 돌며 촬영한 영상을 VLM(Vision Language Model)으로 분석해 안전 미비 사항과 규정 위반 사항을 찾아내고 조치 방안까지 제안하는 솔루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이지가 ‘제조 현장의 모든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검사, 모니터링, 안전관리를 넘어 운영 전반의 자율화까지 책임지는 것이 우리의 미래”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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