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의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중 경화성 담관염이 동반된 환자군의 장기 추적 관찰 시, 대장암과 담관암 발생 비율이 낮지 않게 나타났다는 대규모 역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상형 교수팀은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6개국 25개 의료기관의 염증성 장 질환 환자 5만 1,314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병원은 이번 연구가 아시아 염증성 장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경화성 담관염의 유병률과 장기 예후를 다국가·대규모로 분석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염증성 장 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포함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며, 경화성 담관염은 담도에 만성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해 간경변이나 간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다. 두 질환은 임상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동안 관련 연구는 서양 환자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분석 결과, 전체 염증성 장 질환 환자 가운데 경화성 담관염이 동반된 비율은 0.92%로 나타났다. 이는 서양에서 보고된 5~7% 수준보다 낮은 수치다. 질환별로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1.4%, 크론병 환자에서 0.13%의 발생률을 보였다.

다만, 경화성 담관염이 동반된 염증성 장 질환 환자군의 장기 임상 경과에서는 암 발생이 일정 비율로 관찰됐다. 경화성 담관염이 동반된 환자 375명을 약 1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9.1%에서 대장암이 발생했고 7.2%에서 담관암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간경변이나 간부전 등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돼 간이식을 받은 비율은 24%였으며, 전체 사망률은 16%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진단 시점에 따른 임상 양상 변화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2011년 이후 진단된 환자군은 2011년 이전에 진단된 환자군에 비해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간 기능 수치도 양호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MRCP) 등 비침습적 영상 검사 기술의 발전 이후, 경화성 담관염이 보다 이른 단계에서 진단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됐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상형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박상형 교수는 “아시아 염증성 장 질환 환자에서 경화성 담관염의 유병률 자체는 서양보다 낮지만, 동반될 경우 장기 추적에서 암 발생이 적지 않게 관찰됐다”며 “이번 연구는 아시아 환자 특성을 반영한 진단과 관리 전략을 마련하는 데 참고가 될 근거 자료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 초기부터 정기적인 추적 검사와 체계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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