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산모 임신·출산기 뇌졸중 위험, ‘임신 전 뇌 혈류 안정 여부’가 핵심 변수
모야모야병을 가진 산모의 임신·출산기 뇌졸중 위험은 분만 방식이나 마취 방법보다 임신 이전 뇌 혈류 상태와 필요한 치료의 완료 여부와 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김승기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오수영·이종석 교수 연구팀은 4개 상급종합병원의 모야모야병 산모를 대상으로 임신·출산기(임신 기간 및 출산 후 6개월) 뇌졸중 발생률과 위험 요인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다기관 연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모야모야병은 뇌로 가는 주요 혈관이 점차 좁아지거나 막히는 희귀 질환으로, 임신 중 혈액량 증가와 호르몬 변화, 혈압 변동 등으로 뇌 혈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임신·출산기 뇌졸중 위험 요인을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이번 연구에는 1990년부터 2023년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4개 병원에서 수집된 출산 196건(산모 171명)의 자료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임신 전 뇌 혈류 안정성, 뇌혈관문합술 시행 여부, 모야모야병 진단 시기와 함께 분만 방식 및 마취 방법을 고려해 단변량·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전체 출산 중 임신·출산기 뇌졸중 발생률은 5.6%였다. 임신 전에 뇌 혈류가 불안정했거나, 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된 뇌혈관문합술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서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임신 전에 뇌 혈류가 안정적이었거나 필요한 치료를 마친 산모에서는 발생률이 1.1%로 낮았다.
임신 중 새롭게 모야모야병을 진단받은 소수 사례도 관찰됐으나, 연구팀은 표본 수가 제한적인 하위집단으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변량 분석에서도 ‘임신 전 뇌 혈류 불안정 또는 필요한 치료 미완료’는 임신·출산기 뇌졸중의 독립적 위험 요인으로 확인됐다.
한편, 제왕절개와 질식 분만 여부, 마취 방법은 본 연구 범위 내에서는 뇌졸중 발생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분만·마취 선택은 여전히 개별 환자의 상태에 따른 의학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신·출산기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산모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뇌졸중을 경험한 산모의 일부에서는 영구적인 신경학적 기능 저하가 남았고, 태아 손실 사례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임신 전 뇌 혈류 평가와 필요한 치료의 완료 여부를 기준으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임신·출산기 동안 혈압·호흡 변동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중요하다는 임상 관리 기준을 제안했다. 다만 후향적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야모야병 산모에서 임신 전 평가와 관리가 임신·출산기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며 “임상 현장에서 위험군 선별과 상담에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trok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