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공개 후, 박물관 굿즈 연말까지 400억 돌파 예상"…K-콘텐츠 이펙트

과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유럽 등에서 울려 퍼질 때, 다소 놀랍고, 신기했던 느낌이 아직 생생하다. 하지만, 이제는 K팝 노래가 미국의 지방 도시에서 울려 퍼지는 것도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K콘텐츠는 넷플릭스 등 OTT라는 확성기를 달고 전 세계에 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 서울 성수에서 2025 넷플릭스 연말 기자 송년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건축학적·도시학적 관점에서 OTT는 한국을 어떻게 바꿨나"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으며, UCLA 김숙영 연극·공연학과 교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승은 상품유통전략팀-해외사업 차장, KOTRA 이상윤 한류PM이 모더레이터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와 함께 '지금 미국에선 왜 K-컬쳐가 열풍인가?'라는 주제로 강연과 패널 토론에 나섰다.

UCLA 김숙영 연극·공연학과 교수(이하 '김 교수')는 미국에서 피부로 와닿는 K-열풍에 대해 생생히 전했다. 그는 미국의 대형 쇼핑몰인 코스트코에서 기획한 연말 화장품 선물 세트 중 K-뷰티 제품만 완판 기록을 보였고,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한국 치킨점이 입점할 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전했다.

김 교수는 그 원인을 K콘텐츠에서 찾았다. 그는 "넷플릭스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뷰티, 푸드, 패션, 관광 분야에서 한류 열풍을 심화시켰고, 일시적인 단발성 인기가 아닌, 대중문화를 한류 라이프 스타일로 고착화 하도록 견인했다"라고 분석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K팝 인기를 견인한 것은 '커버 댄스'였다. 미국 아이들은 스포츠, 무용을 하면서 자라는데, K팝 커버 댄스는 발레, 무용보다 입문하기가 쉽다"라고 배경을 설명한 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방은 반전 매력이었다. K팝은 퍼포먼스와 아이돌의 아우라로 성장했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 아이돌을 거둬내고, 음악적인 요소를 추가해 따라 부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미국이 뮤지컬의 나라 아니겠냐. 그 나라의 문화에 잘 어우러지며 반전 매력을 준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효과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승은 차장(이하 '이 차장')도 체감했다. 그는 "변곡점이 된 것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공개 직후였다. 16년째 박물관에서 근무 중인데, 박물관 오픈 전부터 대기 줄이 있고, 박물관 굿즈를 위해 새벽 4시부터 줄을 서는 사람도 있다. 대기 줄을 지날 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그분들은 하나같이 '케데헌' 속 호랑이 캐릭터 '더피'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라고 놀라운 인기를 입증했다.

이는 매출로도 직결됐다. 이 차장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개 후 정확히 100% 상승했다. 뮷즈(박물관+굿즈 합성어) 수익이 350억을 돌파했고, 연말까지 4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반짝인기라면 금방 매출이 떨어져야 하는데, 12월까지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점이 괄목할 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K콘텐츠 이펙트를 자랑했다. 또한, 이 차장은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 큰 유통구조와 '왜 한국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계속 질문하며, 품질, 배송상태 등 서비스적인 문제를 만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