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수술, 초음파로 난이도 예측 길 열렸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초음파로 확인한 종양 ‘씨딩’ 양상과 수술 난이도 상관성 규명
국내 연구진이 난소암 환자의 수술 난이도를 수술하기 전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가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부인암 환자는 수술 전 CT, MRI 등 영상 검사로 종양의 크기와 위치를 확인해 수술 난이도를 예측하고, 직장이나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이 추가로 필요한지 파악해 최적의 진료 방향을 결정한다. 하지만 난소암은 복강 내 작은 종양이 널리 퍼져있는 경우가 많아 기존 영상 검사만으로는 이를 모두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연구팀은 수술 전 초음파 검사에서 관찰되는 ‘씨딩(Seeding, 종양이 씨를 뿌리듯 퍼져 자라는 양상)’ 유형에 따라 수술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국내 3개 병원에서 진행성 난소암으로 수술받은 환자 85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초음파 검사에서 관찰되는 ‘씨딩’ 유형을 ▲없음 ▲작은 결절이 망처럼 퍼진 형태 ▲얇게 넓게 퍼진 형태 ▲덩어리 형태 등 네 단계로 분류해 실제 수술 난이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후 실제로 수술하면서 사전에 확인된 씨딩의 형태에 대해 종양 부담과 수술 복잡도를 점수화했다. 종양 부담은 13개 구역으로 나눈 복강 내 퍼져 있는 종양의 크기를 점수화해 평가한 종양이 퍼진 정도를 뜻한다. 수술 복잡도는 종양이 장기까지 번져 추가 절제가 필요한지를 따져 평가한 수술 난이도 점수다.
종양 부담과 수술 복잡도 점수를 비교한 결과, 씨딩 단계가 높을수록 종양 부담과 수술 난이도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씨딩이 없는 환자군은 수술 난도가 낮고 추가적인 장 수술 비율도 낮았지만, 덩어리형 씨딩 환자군에서는 수술이 훨씬 복잡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동 교수는 “초음파 검사는 외래 진료 중에도 손쉽게 시행할 수 있는 검사”라며 “수술 전 초음파로 확인한 씨딩 유형이 수술 난이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된다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종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