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90% 외면하는 ‘연속혈당측정기’...고령층 사용률 4% 그쳐
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를 돕는 연속혈당측정기(CGM). 당화혈색소를 낮추는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실제 사용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지속 사용률은 3.9%에 불과해, 제도적 장벽과 디지털 접근성의 격차가 건강관리 실천에 실질적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속혈당측정기는 1형 당뇨병 환자가 손끝 채혈 없이 피부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혈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인슐린 투여량 결정과 저혈당·고혈당 예방에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받으며, 특히 인슐린펌프와 연동 시 자동 주입 시스템으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효과적인데 사용되지 않는 기술’이라는 이중 구조가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지윤 교수, 삼성융합의과학원 김서현 박사 연구팀은 최근 1형 당뇨병 환자 5만 6,908명을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CGM)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초속효성 인슐린을 3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를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CGM을 실제로 처방받은 환자는 전체의 19.0%에 불과했고, 24개월간 꾸준히 사용한 환자는 10.7%로 더 줄었다.
연령에 따른 격차도 컸다. 연속혈당측정기 지속 사용률은 ▲19세 미만 37.0% ▲19~39세 15.8% ▲40~59세 10.7% ▲60세 이상은 3.9%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기술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낮은 활용률이 나타난 이유로, 건강보험 환급 방식의 불편함과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CGM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지만, 환자가 직접 등록 판매처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사후 청구하는 방식이라 사용자 입장에서는 절차가 복잡하고 진입 장벽이 높다는 설명이다.
60세 이상 환자에게서는 앱 연동 기능이 있는 실시간 CGM보다는, 데이터 저장 후 스캔하는 방식의 ‘간헐적 스캔형 기기’ 처방 비율이 높았던 것도 디지털 기술 수용성의 한계를 보여준다.
이처럼 활용률은 낮지만, 임상적 효과는 뚜렷하게 확인됐다. CGM을 처방받은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는 평균 8.7%에서 7.4%로, 3개월 만에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당화혈색소는 혈당 조절 상태를 반영하는 대표 지표로, 1%p 차이는 장기적인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김재현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혈당 조절에 효과적인 만큼, 더욱 적극적인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며 “모든 연령대의 환자가 치료의 기회를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의료 현장과 제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