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유방암을 포함한 여성암 발생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5월 27일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17개국을 대상으로 1998년부터 2019년까지 분석한 결과,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여성암(유방암, 난소암, 자궁암 등)의 유병률이 평균 10만 명당 173~28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향이 단순한 기온 상승보다는 고온, 자외선, 대기오염 등 기후 요인이 내분비계를 자극하거나 환경 독소 노출, 세포 기능 변화, 의료 접근성 저하 등과 같은 복합적 요인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더 높은 증가율이 보고되었으며, 이는 국가별 사회·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연구는 관찰적 분석에 기반해 기온 상승이 여성암 발생을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며, 일부 사회경제적 변수만 통제했다는 점에서 해석에 유의가 필요하다.

국내 유방암 발생 추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유방암 신규 진단을 받은 여성은 2만 9,528명으로, 2000년(6,104명) 대비 약 4.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암 발생자 수가 2.7배 늘어난 것에 비해 더 빠른 증가세다. 유방암은 현재 국내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으로,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 여성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이며, 최근에는 30대 후반에서도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조기에 발견한 유방암은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그러나 반복적인 병원 방문, 검사 과정의 불편감, 심리적 부담 등으로 인해 검진을 미루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서 최근 의료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조직검사 방식 중 하나가 진공보조유방생검(VAB, Vacuum Assisted Biopsy)이다. VAB는 국소마취 하 외래에서 비교적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는 조직검사 방식으로, 절개를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한 양의 조직을 얻을 수 있고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또한 병변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해 조직을 채취할 수 있어 진단 정확도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파인땡큐앤드유외과 장성민 원장 /사진 제공=파인땡큐앤드유외과

파인땡큐앤드유외과 장성민 원장(외과 전문의)은 “최근의 VAB 장비는 조직을 정밀하게 채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시술 시간을 줄이고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병변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반복 검사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호르몬 민감성을 가진 질환, 환경호르몬의 노출 가능성과 같은 여성 건강 영역에서 기후 요인의 영향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검진 체계와 진단 시스템의 정비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과 효율적인 조직검사 도입은 여성 건강 전략에서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도움말: 장성민 원장(파인땡큐앤드유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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