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냉면, 냉우동, 메밀소바 등 시원한 면 요리가 주목받고 있다.  외식뿐 아니라 간편식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아지자, 유통업계와 식품업계는 본격적인 여름 면 마케팅에 나섰다. 

외식업계에선 이미 여름 면 요리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요식업 통합 솔루션 전문기업 와드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냉면을 찾는 고객 수가 평균 38%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4주간 캐치테이블 내 검색 및 방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수치로, 무더위가 빨리 시작되며 시원한 면 요리에 대한 실질 소비가 빠르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냉면 중에서도 평양냉면의 인기가 단연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평양냉면 관련 검색량은 함흥냉면 대비 11배 이상 많았고, 특히 20~30대가 전체 검색량의 약 84%를 차지했다. 냉면을 즐기는 20대의 비중은 지난해 16.5%에서 올해 22.6%로 늘어나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여름 면 요리가 힙한 미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냉메일소바 이미지./사진=면사랑

유통가 역시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여름면 4종을 리뉴얼하며 냉면 시장 1위 수성에 나섰다. 평양물냉면, 함흥비빔냉면, 가쓰오메밀소바, 생쫄면으로 구성된 이번 제품군은 원재료 함량과 소스 배합비를 개선해 외식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했다. 특히 함흥비빔냉면은 1020세대를 겨냥한 매콤달콤한 소스로 리뉴얼된 이후 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은 냉동 간편식 냉메밀소바를 선보이며 가정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면, 장국, 고명을 모두 담은 이번 제품은 조리의 간편함과 전문점 수준의 맛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냉메밀소바 외에도 냉우동을 함께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풀무원도 여름면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며 시장에 합류했다. 기존 평양냉면, 동치미냉면, 함흥비빔냉면 외에 한우물냉면, 속초식 코다리냉면, 매콤 칡냉면 등 플래그십 제품을 출시했다. 풀무원은 HMR 생면 공장의 고압 제면 기술로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해 매년 여름 시즌 실적을 경신하고 있으며, 여름면 3년 연평균 성장률도 12.9%에 달할 정도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더미식 오징어 초빔면./사진=하림

하림은 비빔면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더미식 오징어 초빔면을 내놨다. 이번 제품은 육수로 반죽한 면과 6가지 과채를 넣은 새콤한 양념장이 특징이다. 동결건조 오징어 건더기까지 더해져 오징어 초무침을 연상시키는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 비주얼을 강화한 핑크 컬러 면발도 소비자 이목을 끈다. 하림은 비빔면을 중심으로 여름철 라인업을 지속 확장하며 젊은 소비자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오뚜기는 유명 맛집 고기리 막국수와 손잡고 고기리 비빔막국수를 출시하며 콜라보 마케팅을 강화했다. 고소한 참기름과 매콤달콤한 비빔장이 조화를 이루는 이 제품은 가정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최근에는 고기리 물막국수도 새롭게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편의점 업계도 여름 면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CU는 정통 냉우동, 정통 메밀소바, 정통 동치미막국수 등 여름 면 3종을 출시했으며, 명란우동과 들기름막국수 등 여름철 특화 제품의 판매도 꾸준히 상승세다. CU는 면 전문 제조사 한일식품과 협업해 품질을 강화하고, 제품 구매 시 얼음컵을 증정하는 판촉 행사도 진행 중이다. 다음 달에는 김치말이국수, 쫄면 등 후속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유통과 외식 전반에서 여름 면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이어지며, 올해도 여름 면 시장의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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