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인프라코어, 스마트팩토리로 전환 사례 소개
“구축된 데이터 기반 플랫폼에 신기술 융합해 나갈 것

강영현 HD현대인프라코어 책임매니저가 델미아 아프리소 솔루션 도입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유덕규 기자

“스마트팩토리는 지속적인 진화 과정입니다.”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어셈볼룸에서 진행된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에서 진행된 세션에서 강영현 HD현대인프라코어 책임매니저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HD현대인프라코어는 전 세계 공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제조업 디지털 전환의 사례를 제시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 1937년 인천에서 잠수함 제조공장으로 시작해 현재 ‘디벨론(DEVELON)’ 브랜드로 전 세계에 건설기계를 공급하고 있다. 강 책임은 “한국과 중국 전 공장에 통합 생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제조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 서로 다른 시스템, 하나로 통합

과거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인천, 군산, 중국 공장마다 서로 다른 시스템을 사용했다. 각 공장이 개별 최적화를 추구하다 보니 전체적인 정보 연결이 어려웠고, 정확한 원가 계산이나 신속한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었다.

강 책임매니저는 “공장별로 시스템이 상이하고 각 부서 간 정보가 단절돼 있어, 글로벌 차원의 통합 관리가 어려웠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먼저 독일과 프랑스 공장을 직접 방문해 벤치마킹을 실시했다. 스마트팩토리 진단 결과 49개 항목 중 1.7점 수준이었던 HD현대인프라코어의 현황을 파악한 후, 5개 솔루션 업체에 실제 시나리오를 제시해 검증했다.

그는 “5개 업체 모두 100점짜리는 못 만들었지만 70점 정도는 쉽게 구현했다”며 “최종적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설계 프로그램과의 연계성이 좋고, 글로벌 프로젝트 관리가 용이한 델미아 아프리소(DELMIA APRISO) 솔루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마더플랜트인 인천 공장부터 구축하기 시작했다. 건설기계와 엔진 사업부를 동시에 진행하며 핵심 기능을 75% 이상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후 군산 공장으로 확대하면서 3자 물류 시스템 등 공장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기능을 추가했다.

중국 공장 구축 시에는 펜데믹이라는 변수에 온라인으로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핵심 부분만 현지 출장을 통해 해결하는 등으로 유연하게 대응했다. 강 책임은 “코어 솔루션을 잘 만들어두면 현지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종이가 사라지고 AI 탑재된 현장

가장 큰 변화는 ‘페이퍼리스(paperless)’다. 과거 종이로 전달되던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돼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생산 계획부터 품질 검사까지 모든 과정이 태블릿과 모바일 기기로 처리되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90%가 자동으로 수집됐다.

설비 관리도 크게 개선됐다. 과거 엑셀로 관리하던 설비 점검 이력이 모두 태블릿으로 전환되면서 설비 고장 간격이 늘어났다. 강 책임은 “설비로 인한 라인 정지는 있을 수 없는 공장이 됐다”고 강조했다.

품질 관리에는 AI 기술을 도입했다. 강 책임에 따르면 건설기계는 14t(톤)에서 30t까지 다양한 크기의 제품이 한 라인에서 생산되어 고정형 카메라로는 검사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 태블릿에 AI 비전 기능을 탑재해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불량 여부를 판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사람의 측정 편차를 줄이기 위해 각종 센서를 도입해 자동 측정 시스템을 확대했다. 현재 40% 수준이지만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사람’, 성공의 비결

그는 프로젝트 성공 요인으로 ‘사람’을 꼽았다. “공장별로 키맨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들이 현업으로 복귀해 시스템을 전파하고 실제 운영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기술과 시스템은 도구일 뿐, 결국 이를 활용하는 사람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 투자 비용은 상당했지만, 매달 분기별 리더십 보고를 통한 지속적인 점검과 지원이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체 목표 대비 80% 달성했으며, 나머지 20%도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현재 구축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융합해 나간다는 예정이다. AR(증강현실)과 MR(혼합현실)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검사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의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 분석 플랫폼을 통한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도 확대하고 있다.

강 책임매니저는 “스마트팩토리는 완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진화 과정”이라며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